2022년 5월23일. 한국 축구의 새 역사가 열렸다. 손흥민(30·토트넘)이 한국을 넘어 아시아 선수 최초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이라는 신기원을 달성했다.

손흥민은 23일 영국 노리치의 캐로 로드에서 열린 노리치 시티와의 2021~2022 EPL 최종전에 선발 출전해 멀티골을 터뜨렸다. 이 골로 시즌 득점을 23골로 늘린 손흥민은 같은날 울버햄프턴전에 교체 출전해 1골을 넣은 무함마드 살라흐(리버풀)과 EPL 공동 득점왕에 올랐다. EPL에서는 득점 수가 같으면 출전 시간 등 다른 기록을 따지지 않고 해당 선수들이 공동 득점왕에 오른다. EPL에서 공동 득점왕이 나온 것은 이번이 5번째다.

손흥민은 팀이 3-0으로 앞서던 후반 25분 루카스 모라의 절묘한 힐 패스를 받아 자신의 리그 22번째 골을 넣었다. 이어 후반 30분에는 ‘손흥민 존’으로 불리는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절묘한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또 한 번 골망을 흔들며 5-0을 만들었다.

비록 살라흐의 골로 단독이 아닌 공동 득점왕이 됐지만, 세계에서 가장 수준이 높다고 평가받는 EPL에서 득점왕에 오른 것은 큰 의미를 지닌다.

잉글랜드를 비롯해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등 유럽 5대 빅리그를 통틀어 아시아 선수가 득점왕에 오른 것은 손흥민이 최초다. 유럽 전체로 범위를 넓히면 2017~2018시즌 네덜란드 에레디비시에서 이란의 알리레자 자한바크시(페예노르트)가 21골을 넣고 득점왕에 오른 적은 있지만, 네덜란드 리그는 빅리그 범주에 포함되지 않는다.

한편 손흥민의 2골을 포함해 5-0 대승을 거둔 토트넘은 승점 71점이 돼 같은 시간 에버턴을 누른 아스널(승점 69)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치고 4위를 지켜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토트넘이 챔피언스리그에 나가는 것은 2018~2019시즌 이후 3시즌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