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브러더’ 중 동생인 장제원 의원(사진)이 31일 “윤석열 정부에서 어떠한 임명직 공직을 맡지 않겠다”고 밝혔다. 형인 권성동 원내대표는 새로운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절차를 마치고 원내대표직을 내려놓을 것이 유력하다. 윤핵관이 2선으로 후퇴하는 모양새로, 여권 내홍 책임론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여권에선 윤석열 대통령 의중이 반영됐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윤핵관 프레임에서 벗어나려는 윤 대통령 의중에 윤핵관들이 부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장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당 혼란상에 대해 무한 책임을 느낀다”며 이같이 썼다. 그는 “지역구 의원 책무와 상임위 활동에만 전념하겠다”며 “계파 활동으로 비칠 수 있는 활동 또한 일절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부 직책을 맡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미래혁신포럼 활동도 중단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사무총장 등 주요 당직도 맡지 않을지는 알 수 없다.

장 의원과 가까운 한 의원은 “새 비대위 출범을 앞두고 대통령 부담을 덜고 당 쇄신 분위기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가 사퇴를 무르지 못하도록 선제적으로 백의종군을 선언했다는 분석과, 윤핵관 책임론을 피하려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권 원내대표는 원내대표직 사퇴가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여권에선 윤 대통령이 지지율 하락에서 벗어나기 위해 전략적으로 윤핵관들을 2선으로 빼고 거리를 두려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윤핵관들이 대통령과 직접 소통한다면 ‘호가호위’ 문제는 더 커질 것이란 지적도 있다. 한 3선 의원은 “대통령이 ‘윤핵관은 없다’고 선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추진 중인 인적개편과 윤핵관 2선 후퇴를 연결지어 국정 쇄신 방향이 드러났다고 반기는 모습이다. 윤핵관 추천 대통령실 인사부터 윤핵관까지 물러나는 모양새를 연출하면서 초반 국정운영 틀에서 “일종의 둑이 무너졌다”(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에 비판적인 장경상 국가경영연구원 사무국장이 신임 정무비서관 유력 후보로 떠오른 것도 ‘쇄신’ 차원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