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파전’ 굳어진 여당 당권 경쟁, 신경전 ‘점입가경’

2023.01.30 21:10 입력 2023.01.30 21:11 수정

고삐 풀린 말의 전쟁

‘2파전’ 굳어진 여당 당권 경쟁, 신경전 ‘점입가경’

김기현 “사사건건 발목 잡는 안, 예의범절 지켰으면”
안철수 “네거티브 않겠다던 김, 조급함 탓에 급선회”
김 ‘댓글 국적 표시’ 법안 발의…혐오 정서 편승 논란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구도가 사실상 김기현·안철수 의원의 2파전으로 굳어진 뒤 두 사람 간 신경전이 점입가경이다. 경합 상황을 대세론으로 바꾸려는 이들의 기싸움이 갈수록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의원은 30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요즘 안철수 후보가 사사건건 자꾸 발목 잡기를 하는 것 같다”며 “비판을 위한 비판도 한두 번이지 좀 과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우리 당 현역 의원 중 안 후보를 지지한다는 사람을 들어본 적이 없다”며 “계속 비판을 위한 비판만 하면 결코 성공적으로 당에 안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 기반이 취약한 안 의원의 약점을 건드린 것이다.

앞서 안 의원은 김 의원이 지난 28일 개최한 ‘수도권 통합 출정식’에 국민의힘 의원 28명 등 8000여명이 모였다고 주장한 것을 두고 “무조건 사람들만 많이 모아놓고 행사를 하는 게 전당대회 취지에 맞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당권 주자인 조경태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당규 34조에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은 선거운동에 참여하지 못하게 돼 있다”며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가 김 의원 수도권 출정식에서 당규 위반이 있었는지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사람들이 많이 모여서 김기현을 지지한다고 하는 것이 전당대회 취지에 안 맞다고 하면 투표를 왜 하나”라며 “좀 생뚱맞은 얘기를 한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이날 서울 서초을 당원연수 축사를 마친 뒤 안 의원을 향해 “보수당은 품격을 존중하는 정당”이라며 “전통과 예의범절을 잘 지켰으면 한다”고 경고했다.

안 의원은 이날 인천에서 “김 의원이 네거티브 안 하겠다고 말하더니 번복하는 게 좋아 보이지 않는다”며 “여러 의원들이 지지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안 의원 캠프 윤영희 대변인은 “(김 의원이) 네거티브 전략으로 급선회한 이유가 혹시 조급함 때문이 아닌지 궁금하다”며 “김 후보가 끓인다던 ‘연포탕’(연대·포용·탕평)에 연대와 포용이 빠진 것 같다. 참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지난 27일 포털사이트에서 댓글을 작성할 때 작성자의 접속 장소를 기준으로 국적을 표시하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다른 국가로 우회 접속했는지 여부도 표기하고, 관련 자료를 주무관청에 제출하도록 했다. 김 의원은 법안 제안 이유를 “접속 서버를 해외에 두고 특정 이슈 관련 여론을 조작하기 위해 댓글을 조직적으로 작성하면서, 온라인 여론을 특정 방향으로 부당하게 유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 측은 중국 댓글과 관련된 제보를 바탕으로 법안을 발의하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 중국에서 작성된 댓글 수는 0.2% 수준에 불과하다. 김 의원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근거가 부족한 혐오 정서에 기대 강경 보수층의 표를 얻으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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