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짐승”, “야만”, “ISIS” 등이라고 표현하며 거친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팔레스타인을 비인간화해 공격 수위를 높이려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10일(현지시간) 알자지라·AFP통신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TV 연설과 엑스(옛 트위터) 등을 통해 이번 전쟁을 ‘문명 대 야만’으로 규정하며 하마스가 곧 ISIS와 같은 테러 집단이자 야만이라고 언급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가 저지른 잔혹 행위는 ISIS 이래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마스 테러리스트들은 어린이들을 묶고 불태우고 처형했다”며 “가족들을 그들의 집에서 살육하고, 야외 축제에 있던 젊은이 수백명을 학살하고 많은 여성과 어린이, 노인, 심지어 홀로코스트 생존자까지 납치했다”고 규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그는 “이제 전 세계가 하마스가 누구인지 안다. 하마스는 ISIS”라며 “우리는 문명 세계가 ISIS를 패배시켰던 것과 똑같이 하마스를 패배시킬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문명 세계가 ISIS를 패배시키기 위해 단합했듯이, 하마스를 패배시키는 데 있어서도 이스라엘을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이스라엘은 자국민을 위해서 싸우는 것만이 아니라 야만에 맞서는 모든 나라를 위해 싸운다. 이스라엘의 승리는 문명 세계 전체의 승리”라고 강조했다.
또한 네타냐후 총리는 ISIS가 전세계의 적이듯, 하마스 역시 전세계의 적이 됐으니 모두 이스라엘을 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하마스와의 전투에서 이스라엘은 자국민을 위해서만 싸우는 것이 아니라 야만에 맞서는 모든 나라를 위해 싸우고 있다”면서 “이스라엘은 이 전쟁에서 승리할 것이며, 이스라엘이 승리할 때, 문명 세계 전체가 승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 9일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가자지구를 완전히 포위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이스라엘군이 “인간 동물과 맞서 싸우고 있다. 그러한 기준에 따라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마스를 짐승에 비유한 것이다. 갈란트 장관은 “가자지구는 전력도, 식량도, 가스도 없이 모든 것이 폐쇄됐다”고 밝혔다. 또한 이스라엘은 추후 물 공급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의 이 같은 언사를 두고 더 큰 폭력을 암시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인권변호사 누라 에라카트는 “이는 팔레스타인인들을 비인간화하고, 청중으로 하여금 그들의 죽음을 기대하도록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