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휴전’ 유엔 안보리 결의 부결…미국 거부권, 영국 기권

2023.12.09 08:44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이스라엘·하마스 간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 표결이 진행되고 있다. 뉴욕|로이터연합뉴스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이스라엘·하마스 간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 표결이 진행되고 있다. 뉴욕|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하마스 간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부결됐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보리 회의에서 아랍에미리트(UAE)가 제출한 결의안에 대한 표결이 실시됐으나 상임이사국인 미국의 반대로 채택이 무산됐다.

결의안 통과는 안보리 15개 이사국 중 9개국 이상의 찬성과 미국·중국·러시아·영국·프랑스 등 5개 상임이사국 중 어느 한 곳도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아야 가능하다. 이날 투표에선 13개 이사국이 찬성했으나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했다. 영국은 기권했다.

이번 결의안에는 즉각적인 인도주의적 휴전과 모든 인질의 즉각적이고 조건 없는 석방, 인도적 접근 보장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미국은 현 상황에서의 휴전은 하마스에만 이익이 될 것이라고 거부권 행사 이유를 설명했다.

로버트 우드 주유엔 미국대표부 차석대사는 “미국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로운 공존을 적극적으로 지지한다”면서도 “당장 휴전은 하마스에게 또 다른 전쟁을 준비할 기회를 주는 데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양측이 휴전 연장에 합의하지 못한 것은 하마스가 여성 인질을 석방하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여성 인질에 대한 하마스의 성폭력 의혹을 강조했다.

주유엔 영국 대표부는 이번 휴전 결의안에 지난 10월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 민간인을 상대로 저지른 잔학행위에 대해 비판이 담겨 있지 않아 투표할 수 없다며 기권했다.

이날 회의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직권으로 안보리에 특정 안건에 대한 논의를 요청할 수 있는 유엔 헌장 99조를 발동하면서 소집됐다. 사무총장이 국제 평화와 안보 위협에 관해 관심을 촉구할 수 있도록 한 해당 조항이 발동된 것은 1989년 이후 처음이자 역사상 네 번째다. 현재 안보리 분열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의미이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지난 6일 안보리 의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가자지구 인도적 위기) 상황이 팔레스타인인들 전체와 중동지역 평화와 안보에 돌이킬 수 없는 재앙으로 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회의에서 “10월7일 이스라엘에 대한 하마스의 잔혹한 공격은 어떤 식으로도 정당화될 수는 없지만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무차별적인 보복도 옳지 않다”며 인도주의적 휴전을 촉구했다.

휴전 결의안이 무산되자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이날 안보리 회의 직후 성명을 내고 거부권을 행사한 미국에 대해 “이스라엘에 외교적 은닉(diplomatic cover)을 제공했다”며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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