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스케일’ 두 번 놀랐다

2023.12.10 22:10 입력 2023.12.11 11:03 수정

“연봉 상당액 나중에 받겠다”…돈에 한 번, 배려에 또 한 번

‘오타니 스케일’ 두 번 놀랐다

오타니가 LA 다저스 이적을 알리며 자신의 SNS에 올린 글. 인스타그램 캡처 이미지 크게 보기

오타니가 LA 다저스 이적을 알리며 자신의 SNS에 올린 글. 인스타그램 캡처

다저스 ‘경쟁 균형세’ 부담 덜고
팀 전력 보강에 나설 수 있도록
유례없는 ‘지급 유예’ 먼저 제안

월드시리즈 우승 위해 ‘통 큰 양보’
광고 합치면 연 1억달러 수입

오타니 쇼헤이(29)가 초대형 계약을 통해 ‘슈퍼스타’ 면모를 다시 한 번 드러냈다. 월드시리즈 우승을 향한 그 마음이 얼마나 간절한지도 드러났다.

10일 발표된 LA 다저스와 오타니의 10년 7억달러(약 9240억원) 초대형 계약은 그 천문학적인 규모뿐 아니라 ‘지급 유예’ 조건으로 더 큰 화제를 낳고 있다.

오타니의 에이전시 CAA는 10일 “역사적인 선수 오타니는 스포츠 역사에 길이 남을 계약을 하며 다저스의 장기적인 성공을 위해 배려했다”고 밝혔다. ‘배려’란 7억달러 전부를 계약기간 안에 받지 않고 그중 상당액을 추후에 받겠다고 먼저 제안한 것이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등 현지 언론은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오타니는 엄청난 금액을 계약기간이 지난 뒤 받는 조건에 합의했다. 계약기간 내 연평균 수령액은 7000만달러에 한참 미치지 못할 것”이라며 “‘유례없는 (규모의) 연봉 지급 유예’를 오타니가 먼저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메이저리그 계약의 규모가 커지면서 다년계약을 하고 연봉 지급을 유예하는 사례는 꽤 있다. 다저스는 지난해 내야수 프레디 프리먼과 6년 1억6200만달러에 계약하며 계약기간 안에 1억500만달러만 지급하고 약 3분의 1인 나머지 5700만달러는 계약 종료 후 13년 동안 나눠 지급하기로 했다. 그러나 계약 총액에서 신세계를 연 오타니와의 계약에서 지급 유예 규모는 현지 언론이 ‘유례없다’고 할 정도로 큰 것으로 전해진다.

다저스가 경쟁 균형세의 부담을 덜고 전력 보강에 나설 수 있도록 다저스 구단을 배려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올해 메이저리그 경쟁 균형세 부과 기준은 2억3300만달러였다. 다저스는 올해 연봉과 계약금 분할 지급 등으로 2억6720만달러를 써서 경쟁 균형세를 냈다.

오타니가 내년부터 매년 7000만달러를 꼬박꼬박 받으면 다저스는 오타니를 보유한 10년 내내 대형 FA를 영입하기 어려워진다. 그러나 오타니의 양보로 다저스는 그와 함께하는 기간에도 전력을 보강할 수 있게 됐다.

메이저리그에서 연봉 지급 유예가 처음은 아니지만, 선수가 구단을 배려해 먼저 제안하는 경우는 사실 기대하기 어렵다. 2018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했지만 아직 한 번도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지 못한 오타니는 우승의 꿈을 이룰 수 있는 자신의 새 팀으로 다저스를 선택했다. 그 꿈을 위해 엄청난 양보를 한 것이다.

오타니 쇼헤이가 10일 LA 다저스와 사상 최대 계약을 하자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호외를 발행했다. 한 남성이 이날 일본 도쿄에서 호외를 돌리고 있다. 도쿄 | AP연합뉴스

오타니 쇼헤이가 10일 LA 다저스와 사상 최대 계약을 하자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호외를 발행했다. 한 남성이 이날 일본 도쿄에서 호외를 돌리고 있다. 도쿄 | AP연합뉴스

다저스는 최강 전력의 팀이다. 정규시즌에서는 늘 압도적인 승률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한다. 그러나 가을야구에서 힘을 내지 못하고 무너져왔다. 오랜 에이스 클레이턴 커쇼가 가을야구에 워낙 약한 징크스를 가진 데다 최근에는 선발의 힘이 떨어지는 것이 결정적인 이유로 꼽혀왔다. 우승에 목마른 다저스와 오타니가 이제 한 몸이 됐다.

초특급 스타 오타니는 스스로 연평균 실수령액을 줄였지만 실제 수입은 훨씬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CBS스포츠는 “오타니가 올해 LA 에인절스에서 받은 연봉은 3000만달러지만 약 4000만달러의 광고 계약을 해 연봉보다 더 많은 돈을 벌었다”며 “에인절스보다 인기가 높은 다저스에서는 연봉과 광고를 합하면 매년 1억달러 이상을 벌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타니 스케일’ 두 번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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