⑤ 전태일 평전 -조영래

2019.04.05 22:02 입력 2019.04.05 22:03 수정
이미경 코이카 이사장

무엇을 위해 투쟁해야 하는가

[이미경의 내 인생의 책]⑤ 전태일 평전 -조영래

<전태일 평전>은 이미 몇 차례나 소개되었을 것 같아 망설였다. 하지만 내 평생 인권과 정의, 여성, 노동자, 사회적 약자 문제를 놓치지 않게 만든 원천이 전태일이었다. 그래서 소개하기로 했다.

전태일은 1970년 11월13일 근로기준법을 안고 분신했다. 그의 나이 22세. 평전을 읽었을 때 내 나이도 20세였다. 이화여대에서 첫 학생운동 서클을 만들어 막 사회문제에 눈뜨기 시작한 때. 전태일이 그토록 안타까워했던 평화시장 여성 ‘시다’들의 인간 존엄성, 권리, 그 권리를 억압하는 정치 문제를 해결해야겠다고 나는 평전을 읽으며 친구들과 결심했다.

1970년대 민권운동은 노동운동이었다. 그 이전의 학생운동, 민주화운동도 전태일로 인해 산업화와 노동자 권리를 중심에 두게 된다. 전태일은 70년대를 연, 시대의 횃불이었다.

아무리 의로운 삶과 투쟁도 기록되지 않으면 잊혀지기 마련이다. 전태일 정신이 40년이 지나도 아직 가슴에 불을 지피는 것은 <전태일 평전>이 있기 때문이다. 고 신영복 선생은 “전태일의 죽음만 보지 말고, 그의 삶을 보기를 바란다. 또 평전을 쓴 조영래 변호사도 함께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참으로 맞는 말이다. 조 변호사는 독재의 시퍼런 칼날을 피해 도피생활을 하면서, 자서전을 쓰듯이 혼신을 다해 3년에 걸쳐 책을 완성했다.

나는 조 변호사가 전태일 수기와 어머니·친구들의 증언을 토대로 평전을 쓰면서 그의 죽음보다 ‘생전의 꿈과 삶’에 더 초점을 두었다고 생각한다. 평전은 고결한 기도와 희생, 사랑, 결단을 드라마틱하게 보여주고 있다.

많은 사람은 전태일을 열사로만 기억한다. 그러나 평전을 읽으면 인간에게 무엇이 중요한지, 정의란 무엇인지, 무엇을 위해 분노하고 투쟁해야 하는지 깨닫게 된다. 내가 형부(조 변호사)의 집필 동안 이소선 어머니의 자료를 전하고, 원고를 받아오는 심부름을 하던 일이 생생하다. 이 책이 진정한 영웅 이야기로 고전이 되어 길이 읽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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