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영월군과 강원문화재연구소가 발굴조사 중인 영월의 절터 흥녕선원지(강원도 기념물 6호)에서 금동반가사유상이 출토됐다고 문화재청이 3일 밝혔다.
발굴된 반가사유상은 높이 15㎝, 폭 5㎝ 크기로 소형이다. 오른쪽 다리를 왼쪽 다리 위에 올리고 오른손을 뺨에 살짝 댄 채 명상에 잠긴 모습을 형상화한 전형적인 반가사유상이다. 삼면이 돌출된 삼산관(三山冠)을 쓰고 있고, 얼굴은 잔잔한 미소를 띠고 있으며, 상의는 걸치지 않았다. 크기로 볼 때 사찰에 봉안된 게 아니라 휴대한 것으로 추정된다.
강원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국내에서 금동반가사유상이 발굴조사 도중 나온 것은 처음으로, 출처가 분명한 유일한 금동반가사유상이어서 의미가 크다”며 “제작시기는 양식적으로 볼때 7~8세기 유물인데, 발굴된 건물터는 9~10세기 유적이어서 보존처리와 추가 연구 등이 이뤄져야 보다 명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반가상은 현재 녹이 많이 나 표면 무늬가 선명하지 않다.
불상의 한 양식인 반가사유상은 기원후 1세기 쯤 간다라 지방에서 등장한 뒤 중국을 거쳐 한국, 일본으로 전파됐다. 청동으로 만든 뒤 도금을 한 금동반가사유상은 한국에선 삼국시대인 6~7세기에 특히 많이 제작됐다. 걸작으로 유명한 국보 78호·83호 금동반가사유상도 당시 작품이다.
금동반가사유상이 출토된 흥녕선원지는 신라 자장율사(590~658)가 창건, 통일신라시대 징효대사(826~900) 때 크게 번창한 선종 구산선문의 하나인 사자산문 중심 사찰이다. 흥녕선원지 인근에 재건된 법흥사에 현재 징효대사 탑비(보물 612호)와 승탑이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