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파 “기깔난 시간 보내보시죠”… ‘쇠맛’ 다중우주로 꾸민 콘서트

2024.07.01 15:35

그룹 에스파. SM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에스파. SM엔터테인먼트 제공

폐허가 된 어두운 건물 안, 무언가에 쫓기는 듯한 에스파 멤버(카리나, 윈터, 닝닝, 지젤)들의 초조한 모습이 스크린을 가득 채웠다. 윈터는 계단에 쪼그려 앉아 무언가를 찾으려는 듯 다급하게 책장을 넘기고, 닝닝은 캄캄한 복도에서 연신 불을 밝히려 애쓴다. 낡은 소파에 앉은 지젤은 똑딱똑딱 시계소리에 불안해하며 손톱을 물어뜯는다. 먼지투성이 거울 앞에 서 있는 카리나를 거울 속에 있는 또 다른 카리나가 지켜보고 있다. 현실의 카리나가 거울에 조심스럽게 손을 갖다 대자 거울이 산산조각나며 깨진다. ‘I’m here to find you. Are you curious about my existence? (난 널 찾으러 왔어. 내 존재가 궁금하니?)’

30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에스파의 두 번째 단독 콘서트 <2024 에스파 라이브 투어-싱크:파라렐 라인>는 현실과 디지털 세계를 넘어 ‘다중우주’로 확장된 에스파의 세계관을 콘셉트로 기획됐다. 공연 내내 3~4곡을 부를 때마다 한 번씩 뮤직비디오 같기도, 드라마 같기도 한 영상이 상영됐다. 자기 존재에 대한 의심과 불안으로 가득했던 첫 번째 영상은 마지막에는 멤버들이 벽을 깨고 밖으로 나와 밝고 새로운 세계로 나가는 것으로 끝난다.

그룹 에스파가 30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콘서트를 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에스파가 30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콘서트를 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날 에스파는 콘서트 시작과 동시에 ‘드라마’ ‘블랙 맘바’ ‘솔티&스윗’ 부터 ‘수퍼노바’ ‘마인’ ‘도깨비불(일루전)’ 까지 총 6곡의 무대를 선보였다. 카리나가 공연 시작 약 30분만에 한 첫 인사에서 “오늘 저녁 저희와 기깔난 시간 한 번 보내보자”고 하자 잠실실내체육관이 기대감으로 들썩였다.

무대 중간은 각 멤버의 솔로 무대로 구성됐다. 지젤은 몽환적인 R&B곡 ‘도파민’을, 카리나는 올드스쿨 힙합 댄스곡인 ‘업’, 닝닝은 R&B 댄스곡 ‘보드’, 윈터는 EDM 사운드를 중심으로 한 ‘스파크’ 무대를 공개했다. 네 곡 모두 멤버들이 직접 작사했고, 지젤과 윈터는 작곡에도 참여했다. 특히 윈터는 무대 중간 관객석을 등지고 노래를 하는 모습을 공연장 LED 스크린에 띄우는 독특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윈터는 “이 무대를 마이(에스파의 팬덤명)들과 함께 하고 싶다고 생각해서 (관객석에 있는 팬들이 카메라에 함께 잡히는) 무대 구성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콘서트는 앙코르곡 ‘에너지’ ‘바하마’ ‘목소리(멜로디)’ 를 포함해 총 26곡의 무대로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스크린에 조명을 쏘자 스크린에 균열이 생기는 듯한 시각적 효과가 나타나는 등 초대형 LED 스크린을 잘 활용한 무대 연출이 돋보였다. 팬들이 ‘끝없이 빛날 에스파를 응원해’ 라는 문구를 카드섹션으로 보여주는 깜짝 이벤트를 준비했지만, 멤버들은 이를 한눈에 알아보지 못해 미안해하는 웃지 못할 상황도 펼쳐졌다.

카리나는 “마이가 없었으면 백날 연습하고 무대를 준비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며 “여러분들이 있기에 우리가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파는 이번 서울 콘서트를 시작으로 7월 일본과 싱가포르, 8월 홍콩, 9월 멜버른 등 아시아 및 호주 총 14개 도시에서 월드 투어를 한다. 내년 초에는 미주와 유럽으로 투어 규모를 확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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