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워리어스 웨이’

2010.11.23 19:29 입력 2010.11.24 16:46 수정

동양 검객과 서부 총잡이의 액션 … 한국 관객엔 다소 낯선 B급 정서

세계에서 가장 강하고 잔인하던 전사(장동건)는 적을 모두 베어 죽이지만, 적의 살아남은 유일한 혈육인 아기를 본 뒤 마음이 흔들려 칼을 내려놓는다. 전사는 아기와 함께 미국 서부풍의 외딴 마을에 은둔한다. 이 마을엔 가족 모두를 악당인 대령(대니 휴스턴) 일당에게 잃고 복수를 꿈꾸는 아가씨 린(케이트 보스워스), 과거를 감춘 주정뱅이 론(제프리 러쉬) 등이 살고 있다. 전사는 세탁소를 운영하며 평화롭게 지내지만, 대령 일당은 다시 마을을 위협한다. 아울러 전사 역시 자신이 속해있던 암살단의 추격을 받는다.

서부극의 무대를 배경으로 동양 암살자와 서부 총잡이들이 뒤엉킨다. 사물놀이와 웨스턴 음악이 함께 들린다. 마을 사람들은 서커스 광대 의상을 입고 최후의 결투에 나선다. 어떤 영화에서도 보기 힘들었던 동아시아 남성과 백인 여성의 키스신도 있다. 이렇듯 <워리어스 웨이>는 의도적인 잡탕 영화다. 영화팬이라면 이 영화에서 <쉐인> <7인의 사무라이> <와호장룡> <스바키 산주로> 등의 영향을 읽어내기 어렵지 않을 듯하다. 미국 자본 중심으로 5000만달러(약 560억원)의 제작비가 들었다. 한국에서는 초대형 블록버스터겠지만, 미국에서는 중소 규모 영화다. 따라서 규모가 큰 미국 시장을 노리기 위해선 아예 B급 영화 정서로 가는 편이 낫다. <워리어스 웨이>는 영리한 길을 택했다. 이 영화는 타고난 악동이 아니라 악동인 척하는 모범생의 작품이다. 대신 B급 영화 정서에 익숙하지 않은 한국 관객을 당황시킬 각오도 해야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컴퓨터 그래픽으로 점철된 영상이다. 서부극 배경이긴 하지만, 그곳이 미국의 19세기인 것처럼 보이지도 않는다. 감독의 의도겠지만, 이 의도에 적응하지 못하는 관객도 있을 것 같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화과 교수인 이승무의 첫 장편 연출작이다. 12월2일 개봉. 15세 관람가.

<백승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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