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서울대교구 민화위 창립 10돌

2005.03.01 17:38

남북한의 종교적 화해를 선도했던 천주교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이하 민화위)가 1일로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민화위는 이날 김수환 추기경을 비롯해 주한 교황청 대사인 체릭 대주교, 정진석 서울대교구 대주교, 김운회 위원장 등 천주교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명동성당에서 기념식 및 기념미사를 열고 지난 10년의 경험과 성과를 바탕으로 향후 통일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을 천명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민화위 창립 10돌

김운희 위원장은 이날 기념사를 통해 “우리가 다시 이 자리에 모인 것은 그동안의 노력과 성과를 자축하기보다는 민족의 진정한 화해와 일치를 위해 북녘동포들을 실질적으로 지원하는 사업들을 구체화하고 활성화하겠다는 다짐을 새롭게 하려는 것”이라며 “남과 북의 위정자들과 해외동포들도 민족화해의 대장정에 흔쾌히 동참하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1995년 3월1일 출범한 민화위는 당시 ‘북한선교’ 차원에 머물렀던 남북한 종교 교류를 ‘민족화해’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민화위는 1995년 3월7일 명동성당에서 제1차 민족화해 미사를 봉헌한 뒤 10년간 500차례(매주 화요일 오후 7시)가 넘게 민족화해 미사를 계속했다. 특히 매년 6월에 열리는 ‘민족화해와 일치를 위한 9일 기도’는 천주교내뿐 아니라 전국적인 종교인들의 기도운동으로 확산되기도 했다. 이를 통해 남북한은 민간, 종교 교류확대를 통해 성숙한 동반자의 인식을 싹트게 했다.

민화위는 기도운동을 통해 마련된 자금으로 북한수재민돕기 성금은 물론 밀가루·옥수수 등 구호물자, 보건 의료물자, 경운기·비닐 등 농업물자 등을 마련해 북한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지원한 물품을 현금으로 환산하면 1백9억5천2백여만원에 이른다고 민화위는 밝혔다. 뿐만 아니라 민족화해학교를 통해 지난 2003년까지 ‘화해일꾼’ 1,000여명을 배출하는 등 통일에 대비한 인재양성에도 힘을 쏟았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민화위 창립 10돌

민화위는 이제 창립 10주년을 맞아 새로운 계획을 진행 중이다. 먼저 경기 파주시 통일동산에 ‘참회와 속죄의 성당’을 건립할 계획이다. 3월 중 설계에 들어가 내년 말 준공 예정인 성당은 남북분단이 가져온 비인간적인 상황을 참회하고 속죄하는 기도공간으로 활용된다. 또 탈북주민들의 정착을 돕고 체계화된 통일사목을 준비하는 인력을 양성하는 민족화해 센터도 새로 세워진다.

민화위 관계자는 “이곳이 준공되면 그동안 화해무드 조성에 초점이 맞춰졌던 민화위 활동이 좀더 적극적인 통일대비 운동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병문기자 bm190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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