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수 스님, 승복에도 유서 ‘강한 메시지’

2010.06.01 18:19 입력 2010.06.02 01:24 수정
군위 | 최슬기 기자

군위 장례식장 전국서 조문행렬

문수 스님의 시신이 안치된 경북 군위 삼성병원 장례식장에는 1일 중앙승가대 동문과 종단 관계자, 전국에서 찾아온 스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신도와 환경단체, 시민단체 관계자 등의 조문도 하루종일 이어졌다.

일부 승가대 동문 스님은 서로 붙잡고 눈물을 흘리며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이날 지보사 측은 문수 스님이 같은 내용의 유서를 모두 3곳에 남겼다고 밝혔다. 문수 스님은 승복 안에 있던 수첩, 가지런히 벗어놓은 승복, 지보사 선방에 같은 내용의 유서를 써놓았다.

문수 스님의 유서가 적힌 수첩(왼쪽)과 승복. 스님은 지난달 31일 소신공양 직전에 같은 내용의 유서를 모두 3곳에 남겼다. | 최슬기 기자

문수 스님의 유서가 적힌 수첩(왼쪽)과 승복. 스님은 지난달 31일 소신공양 직전에 같은 내용의 유서를 모두 3곳에 남겼다. | 최슬기 기자

원범 스님은 “입고 있던 승복에까지 유서를 직접 써놓는 등 여러 곳에 같은 내용의 유서를 남긴 것은 자신의 뜻을 반드시 전하려는 강한 메시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보사 견월 스님은 문수 스님의 소신공양 전날 밤 모습을 전하다가 한동안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견월 스님은 “하루 한 끼만 먹으며 수행에만 정진, 말하기는커녕 얼굴도 보기 힘들었다”며 “30일 밤 11시쯤 30분가량 이야기를 나눈 게 마지막 모습이 됐다”고 말했다. 당시 대화는 문수 스님이 3년간 청소하지 않고 지내던 선방을 청소하느라 밖으로 나오면서 이뤄진 것이었다고 한다. 견월 스님은 “말 한마디 나누기 어려웠던 스님과 30분 이상 대화를 하게 돼 이제 수행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시려나 보다 하고 좋아했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분향소를 찾은 창조한국당 유원일 의원은 “스스로를 희생해서 4대강 사업을 막으려 한 것”이라면서 “이 숭고한 뜻에 귀기울이지 않으면 인간의 분노에서 나아가 자연의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울분을 터뜨렸다. 유족들은 “오랫동안 소식이 끊긴 채 지내왔는데 이런 날벼락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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