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판매 30% 급감
새 브랜드 전략 ‘빨간불’
한국GM 새출발의 상징인 ‘알페온’이 내수 판매량 급감으로 위기를 맞았다. 아카몬 사장은 미국에서 검증된 GM ‘라크로스’ 모델을 기반으로 한 알페온으로 승부수를 던졌지만 굴욕을 맛본 셈이다. GM대우가 한국GM으로 간판을 바꿔단 뒤 경상용차 다마스를 제외한 모든 차종의 판매가 급감했다. 쉐보레 브랜드를 도입한 한국GM의 브랜드 전략에도 빨간불이 켜진 꼴이다.
한국GM은 1월 한 달간 내수 1만6대, 수출 5만8350대를 합쳐 6만8356대를 팔았다고 1일 밝혔다.
내수 판매량은 전달보다 무려 30.1% 줄었다. 수출은 전달(5만5835대)에 비해 2.7% 증가하는 데 그쳐 총 판매량은 전달(7만1148대)보다 3.9% 감소했다.
알페온은 지난해 9월부터 판매 이후 두달 연속 뒷걸음질치고 있다. 10월 1285대, 11월 1741대로 상승세를 탔지만 12월에는 1695대로 줄어든 데 이어 지난달에는 1314대에 그쳤다. 알페온은 GM대우가 ‘대우’ 딱지를 떼고 낸 첫 작품이다. 미국과 중국에서 상품성이 검증된 데다 새 브랜드 이미지로 내수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했다. 아카몬 사장은 “준대형시장에서 무결점 품질로 승부를 걸겠다”며 직접 생산라인을 살피며 애착을 보였다. 알페온의 실패는 한국 운전자들의 높아진 눈높이를 맞추지 못한 게 주된 이유로 꼽힌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미국차인 GM 모델을 갖고 와서 우리나라에서 조립·생산하는 것만으로 소비자의 눈높이를 맞출 수 없다”면서 “연비나 디자인 등에서 다른 경쟁사보다 뒤떨어지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경차 마티즈크리에이티브도 지난달 판매량은 4894대로 전달(7329대)보다 33.2% 줄었다. 이밖에 준중형 라세티 프리미어, 중형 토스카, 상용차 라보 등 다마스를 제외한 모든 차종의 판매량이 전달보다 15~90% 감소했다.
GM대우가 쉐보레 도입으로 내수기반을 확대할 수 있을지도 의문으로 남았다. 쉐보레 역시 인지도가 떨어지는 미국차 이미지를 벗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자동차기계팀장은 “미국차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신차를 많이 내놓는다고 시장이 무조건 확대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쉐보레 도입만으로 기존 대우브랜드 때보다 뛰어난 실적을 발휘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