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유럽선 안 나가네

2015.05.01 22:00 입력 2015.05.01 22:46 수정

1분기 고작 80대 판매 ‘부진’

한·미선 8000~9000대 팔려

가솔린 엔진 위주 개발이 원인

현대자동차가 ‘자존심’이라 불리는 제네시스의 판매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유독 유럽에서는 맥을 못추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1일 “올 1분기 제네시스는 한국 시장에서 모두 9151대가 팔렸다”고 밝혔다. 매월 3000대 이상이 팔리고 있는 셈이다. 미국 시장 판매도 늘고 있다. 1분기에 8430대가 팔리며 BMW 5시리즈, 메르세데스 벤츠 E 클래스에 이어 아우디, 렉서스와 3위 자리를 놓고 순위 다툼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가 실시한 29개 항목 안전도 평가에서 100점을 받은 사실이 퍼지면서 미국 소비자들이 지갑을 연 것이다.

현대차 제네시스

현대차 제네시스

유럽으로 가면 사정이 180도 다르다. 1분기 판매량은 80대다. 1월 27대, 2월 29대, 3월 24대다. 현대차가 생산해 미국과 유럽, 중국 등 해외시장에 수출한 모든 차종 가운데서도 ‘최악’의 실적이다.

제네시스는 현대차가 ‘총력’을 기울여 제작한 차종이다.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 렉서스 등 프리미엄 메이커와 경쟁하기 위해서다. 국내 세단형 승용차 최초의 상시 4륜구동, 뒷바퀴 굴림 방식, 315마력이 나오는 3.8ℓ 직분사 6기통 엔진(국내용), 반자율주행장치 등 ‘스펙’ 면에서 뒤지지 않는다.

제네시스가 유럽에서 겪는 ‘굴욕’은 엔진 때문이란 지적이 많다. 유럽 수출용 제네시스에는 3.8ℓ 가솔린 엔진만 장착된다.

현대차의 디젤엔진 기술 자체가 유럽 프리미엄 업체에 비해 약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디젤차를 거의 타지 않는 미국과 한국 시장 중심으로 차를 개발하다 보니 가솔린 엔진 위주의 연구·개발을 진행한 탓이다.

세단 모델 중 그랜저에 장착하는 2.2ℓ 엔진이 2.0ℓ 이상 디젤엔진으로는 유일하다. 현재로서는 제네시스 성능을 맞출 수 있는 디젤엔진이 없는 셈이다.

반면 메르세데스 벤츠 E 클래스는 2.2ℓ, 2.5ℓ, 3.5ℓ 등 디젤엔진 라인업이 다양하다. BMW도 5시리즈에서 1.8ℓ, 2.0ℓ, 2.5ℓ, 3.0ℓ, 3.5ℓ 디젤엔진을 고를 수 있다.

이처럼 다양한 엔진에 쿠페와 컨버터블, 왜건, 변속기, 4륜구동 등을 조합할 수 있다. 벤츠 E 클래스의 경우 약 90가지 세부 모델이 만들어진다. 그만큼 소비자의 선택 폭이 커진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원천기술 확보 등의 문제로 짧은 시간 안에 첨단 디젤엔진을 개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한국 소비자도 수입차를 통해 디젤엔진의 효율성에 눈을 뜬 만큼 성능 좋은 디젤엔진을 개발해 제네시스는 물론 아슬란과 에쿠스 같은 고급 차종에도 확대 보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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