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그룹 재편 ‘선택’, 한화는 핵심 강화 ‘집중’… 윈윈 빅딜

2014.11.26 22:30 입력 2014.11.26 22:31 수정

테크윈 등 석유화학·방산 4개사 삼성, 1조9000억에 한화에 매각

양측, 그룹 체질 개선 이해 맞아… IMF 후 최대 규모 계열사 거래

삼성그룹과 한화그룹이 삼성의 석유화학·방위사업 부문 4개 계열사를 매각·인수하는 ‘빅딜’을 단행했다. 사업 재편 과정에서 비주력 사업에 대한 고민이 깊던 삼성과 방위사업에서 핵심역량 강화를 노리던 한화의 ‘이해’가 맞아떨어졌다.

삼성테크윈과 삼성종합화학 지분을 보유한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은 26일 오전 이사회와 경영위원회를 각각 열어 삼성테크윈 지분 32.4%를 8400억원에 (주)한화에 매각하기로 결의했다. 삼성종합화학 지분 57.6%도 1조600억원에 한화케미칼, 한화에너지로 매각하기로 결의했다. 삼성테크윈과 삼성종합화학 산하의 삼성탈레스와 삼성토탈 경영권도 한화에 넘어간다. (주)한화와 한화케미칼도 이사회를 열어 4개 계열사 인수를 확정지었다.

매각·인수 규모는 1조9000억원으로 내년 1~2월 실사와 기업결합 등 제반 승인 절차를 거쳐 내년 상반기 중 마무리될 예정이다.

두 그룹 간 전격적인 빅딜의 바탕에는 핵심·주력 사업의 ‘선택과 집중’ 전략이 깔려 있다. 삼성그룹이 대형 계열사 여럿을 한꺼번에 매각한 것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이에 삼성그룹이 이번 빅딜로 사업성이 떨어지는 비주력 사업을 떼어내고 그룹을 전자와 금융·서비스, 건설·중공업 등 3대 부문으로 재편하는 그룹 체질 개선에 시동을 걸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주요 캐시카우(현금창출원)였던 스마트폰 사업 실적 악화를 계기로 그룹이 집중할 사업 중심으로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는 것이다.

중장기 사업구조 재편을 고민해온 한화그룹도 이번 계약으로 핵심역량을 한층 강화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이번 빅딜은 한화 측이 삼성테크윈 인수를 삼성 측에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이로써 한화그룹은 자산 규모를 50조원대로 늘리고 재계 서열 10위에서 9위로 한 계단 올라선다. 자산 규모 37조원인 한화그룹은 자산가치가 13조원에 달하는 삼성 계열사 4곳을 인수함에 따라 한진그룹(39조원)을 추월하게 된다.

한화 측은 매각 대금이 2~3년에 걸쳐 분납되고 (주)한화와 한화케미칼, 한화에너지가 연내 창출할 수 있는 현금도 각각 2000억원에 달해 인수자금 마련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주식시장에서 희비는 계열사별로 엇갈렸다. 삼성그룹에서 분리되는 삼성테크윈은 이날 오전 증시가 개장되자마자 14.9% 떨어지며 하한가(2만8850원)로 직행했다. (주)한화는 장 초반 상승세를 보이다 전날보다 1.27% 떨어진 3만1000원에 장을 마친 반면 한화케미칼은 0.75% 오른 1만3500원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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