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對美수출 32% 격감…테러충격 뚜렷

2001.11.01 19:11

미국 테러쇼크가 표면화되면서 10월 수출이 전년 동기대비 20% 가까이 줄어들며 8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산업자원부는 10월중 수출입 실적(통관 기준)을 잠정 집계한 결과 수출이 1백23억1천만달러로 전년 같은 달에 비해 19.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일 발표했다.

수입은 1백15억6천8백만달러로 작년 동기에 비해 18.0% 줄어 지난달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7억4천2백만달러를 기록했다.

올들어 수출 감소폭이 가장 큰 것은 지난 7월(-21.0%)로 9월에는 마이너스 17.0%로 다소 둔화됐으나 이번에 감소율이 다시 커진 것이다.

올들어 10월까지 수출은 작년 동기보다 11.1% 감소한 1천2백65억4천6백만달러, 수입은 11.2% 줄어든 1천1백82억5천9백만달러로 모두 82억8천7백만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

10월 수출은 월초에 추석연휴가 겹쳐 조업일수가 줄어든 탓도 있지만 미국 테러사태 여파로 지역으로는 미국, 품목으로는 소비재 수출이 격감한 게 주된 원인으로 분석됐다.

대미 수출은 9월 마이너스 19.2%에서 10월에는 마이너스 32.4%로 감소폭이 확대됐고 미국의 아프간 공격 영향을 받아 중동지역 수출도 9월 1% 증가에서 10월에는 마이너스 16.4%로 반전됐다.

품목별로는 섬유(-29.5%), 생활용품(-25.4%), 가전(-24.4%) 등 소비심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소비재 수출이 급감했다.

자동차 수출은 대우자동차 부진으로 전년 동기보다 14% 가량 줄었으나 지난해 10월 수출이 사상 최대치(13억9천만달러)를 보인 점을 감안하면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산자부는 말했다.

반면 선박 수출이 29% 가량 늘었고 무선통신기기(34%)와 자동차부품(8%) 수출은 호조세를 보였다.

세계적인 불황 탓에 유럽연합(-22.6%), 일본(-33.0%), 아세안(-17.5%)을 비롯한 우리의 주력 수출시장에서 대부분 큰 폭의 수출감소세가 이어졌고 동구(4.1%)나 러시아(15.9%) 수출만 실적이 좋았다.

지난달 수입도 4월 이후 7개월 연속 두자릿수 감소세 행진이 계속됐으나 원자재·자본재는 18% 가량 대폭 줄고 소비재는 2% 감소에 그쳐 향후 국내경기와 수출전망을 더욱 어둡게 했다.

김칠두 산자부 무역투자실장은 “당초 예상보다 미국 테러사태 여파가 크지 않지만 그 영향이 다음달 이후 표면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연말까지 수출 회복세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문규기자 park003@kyunghyang.com〉


추천기사

기사 읽으면 전시회 초대권을 드려요!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