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한전, 불꺼진 국가산단 불붙는 ‘네탓’ 공방

2006.06.01 18:15

올들어 연이은 국가산업단지의 정전사고로 입주업체들의 불만이 폭발 직전이다.

최근 잇따라 피해를 입은 GS칼텍스측은 “해도 너무한다”면서 “계속 이대로 당하고 있어야 하느냐”고 날을 세우고 있다.

한전측은 이에 대해 “우리가 관리하는 전력설비에는 별 문제가 없었다”면서 입주 업체들에 책임을 떠넘길 태세여서 한바탕 책임공방이 불가피하다.

◇잇따르는 정전사고=올들어 국가기간산업단지에서 발생한 정전사고는 모두 4건에 이른다. 3월 대산석유화학단지에서 발생한 정전사고로 롯데대산유화와 LG대산유화가 공장 가동을 못해 막대한 피해를 봤다.

4월 초에는 여수산업단지에서 발생한 정전으로 GS칼텍스 등 5개사가 피해를 입었다. 지난달 2일에는 여수산단의 LG석유화학 SM공장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업계는 안정적인 전력공급이 생명인 국가산업단지에서 잇따라 정전사고가 생긴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한전의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여수산단 관계자는 “일반 업종과 달리 석유화학은 정전사고가 발생하면 공장 가동이 전면 중단되고 재가동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려 피해액이 많게는 수백억원대에 이른다”며 “정전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거세지는 책임 공방=지난 4월에도 정전 피해를 입은 GS칼텍스는 1일 이번에도 꼬박 이틀간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3백억원가량의 피해를 입게 됐다.

GS칼텍스 관계자는 “한전 직원의 부주의로 인한 정전사고가 발생한 지 채 두달도 되지 않아 비슷한 상황이 또 빚어졌다”며 “공장은 2일쯤 재가동되겠지만 한전측이 관리를 철저히 하지 않는 이상 앞으로도 이런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이에 대해 한전은 “정확한 조사를 통해 원인을 밝히겠지만 현재로서는 한전 잘못이라고 주장할 만한 근거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이번 ‘정전 공방’의 핵심은 전원 공급을 자동으로 차단하는 ‘안전장치’다. 한전이 공단에 공급하는 송전설비에 문제가 생길 경우 이 장치가 자동으로 작동되면서 전원공급이 중단된다.

GS칼텍스측은 “사고 발생 당시 한전측은 안전장치가 가동돼 전원공급이 중단됐다고 통보했는데 이제는 장치가 가동되지 않았다고 발뺌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전 입장은 이와 다르다. 한전 관계자는 “여수산업단지내 GS칼텍스 등 3개 공장의 정전사고 원인을 해당 업체와 공동조사중”이라며 “그러나 현재까지 진행된 조사로는 안전장치가 작동된 사실을 찾아내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한전측은 또 “GS칼텍스가 소유·관리하고 있는 전력설비의 이상유무도 함께 조사해 정확한 원인을 판단할 것”이라고 역공세를 취했다.

지난달 초에 이어 한달만에 다시 정전피해를 입은 LG석유화학도 “일단 조사결과를 지켜보겠지만 한전측의 관리 부실이 의심된다”고 말했다.

〈박경은기자k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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