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 미·중·일은 ‘환율 전쟁’

2010.09.19 22:30

쉬어가는 국내 금융시장, 커지는 대외변수

주요국 간 환율 갈등, 중국의 긴축 가능성, 미국의 경기회복 여부….

국제 경제의 흐름이 추석연휴 기간 중에도 심상치 않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경기회복세를 꾸준히 이어온 우리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변수들이다.

우선 일본 정부가 엔고 저지를 위해 6년 반 만에 외환시장 개입에 나서면서 촉발된 주요국 간 환율 갈등이 추석연휴 이후에도 최대 이슈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정부의 시장 개입이 미국의 대중 위안화 절상압력으로 불똥이 튀면서 미·중 간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최근 위안화 절상 속도에 불만을 표시하면서 “11월 서울에서 열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위안화 환율시스템 개혁을 위한 지지세력을 규합하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21~23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하는 원자바오 중국 총리에 대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위안화 절상을 압박할 가능성도 있다.

추석연휴 미·중·일은 ‘환율 전쟁’

금융전문가들은 통화갈등이 심각한 양상으로 번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자국 통화안정과 수출확대를 위해 주요국들의 시장 개입 ‘도미노’ 현상이 나타날 경우 위기 극복을 위한 국제 공조체제가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주요국 간 통상전쟁이 2차대전이라는 참화를 초래했다는 반성 때문에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각국은 공조체제를 강화해왔다. 일본 정부의 엔화시장 개입은 이 체제에 대한 균열로 해석된다.

중국이 일본을 지지하자 미국이 위안화 절상 압력 공세를 강화하고 있고, 중국이 이를 부분적으로 수용하게 될 경우 원화도 절상 압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국 간 환율갈등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는 의미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세계 경제가 공멸하지 않기 위해서는 환율전쟁이 아닌 환율공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엔화는 지난 17일 달러당 85.86엔을 기록해 정부 개입 이후 다소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엔화값이 어떤 곡선을 그릴지도 관심거리다. 엔화 강세는 기본적으로 국내 기업의 수출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지만 일본으로부터의 부품 수입도 많아 대일 무역수지 적자도 동시에 커지기 때문에 호재로만 해석하기도 어렵다.

더블딥 우려를 겪어왔던 미국이 하반기에 어떤 경제흐름을 이어갈지도 이번주 주택관련 경기지표 발표로 가늠할 수 있다. 민간부문의 회복이 예상보다 부진한 미국이 경기침체 우려를 씻지 못할 경우 전 세계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KTB투자증권 정용택 연구원은 “하락세가 진정된다 해도 회복 속도가 빠르게 나타나기는 어려운 만큼 낙관과 비관이 혼재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정부는 당분간 금융완화 정책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21일(현지시간) 열리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0~0.25%의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묶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증권 이상원 연구원은 “미 행정부가 중간선거를 앞두고 경기부양책을 발표했고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도 경기부양을 위한 비상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긴축 가능성도 돌발 변수가 될 수 있다. 중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3.5%에 달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우증권 허재환 연구원은 “현 시점에서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작지만 예금금리 인상 등 금융긴축이 이뤄질 가능성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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