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 1㎏에 2만7000원 “군침만 삼킵니다”

2011.07.01 21:43
김다슬 기자

물가 6개월째 4%대 상승… 식비·집세가 주도

1일 주부 김모씨(용산구·45)는 주말에 가족들과 삼겹살 파티를 계획하고 장을 보다 깜짝 놀랐다. 삼겹살 1㎏(2만7000원), 풋고추 1봉지(200g, 2200원), 상추 1봉지(100g, 1000원), 쌀 20㎏(4만7000원)을 사고 후식용으로 아이스크림을 4개(8000원) 샀더니 8만5000원이 넘게 나왔다. 지난해 이맘때에는 6만8000원 대면 같은 양을 살 수 있었다. 김씨의 고민은 장바구니뿐만이 아니다. 2억원에 살고 있는 33평형 아파트 전셋값을 집주인이 7000만원이나 올려달라고 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목돈은 없고, 반전세로 돌리면 월세 37만원씩을 더 내야해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치솟는 물가에 가계가 휘청이고 있다. 소비자 물가는 올 들어 6개월 연속 4%대로 상승했다. 돼지고기, 쌀 등 식품과 외식비, 전셋값 등이 상승세를 주도했다. 하반기에도 공공요금, 석유류 인상 등이 예정돼 있어 정부가 4%로 대폭 상향 조정한 연간 물가 전망치 사수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소비자 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4.4% 올랐다. 지난 3월 4.7%로 정점을 찍고 4~5월 주춤했지만 다시 상승한 것이다. 전달 대비로도 4~5월에는 변화가 없었지만 6월에는 0.2% 올랐다. 소비자 물가는 지난 1월 전년 동월 대비 4.1%를 기록해 4% 대에 진입한 이후, 6개월 연속 4%대다.

삼겹살 1㎏에 2만7000원 “군침만 삼킵니다”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7% 올라 8개월 연속 상승했으며, 2009년 5월(3.9%) 이후 2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 소비자 물가 증가폭을 보면 농축수산물이 9.3% 올랐다. 이 중 축산물이 13.8%로 상승세를 이끌었다. 공업제품은 석유류 물가(12.6%)가 급등하면서 5.8% 상승했다. 가공식품은 6.7% 올라 2009년 7월(7.7%) 이후 2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비스 부문은 총 2.9% 올랐으며 집세 4.0%, 개인서비스 3.5% 등의 상승률을 보였다.

전세와 월세를 포함한 집세 상승률은 2003년 4월 4.0%를 기록한 이래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지난 6월 전세가 전년 동월 대비 4.6% 올라 2003년 5월(4.8%)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영향이 컸다.

품목별로는 돼지고기 가격이 지난해 6월보다 46.3%나 오르면서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정부가 무관세 수입량을 늘리고 군대 급식용 육류를 돼지고기에서 쇠고기로 바꾸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으나 매달 오름폭이 커지고 있다. 쌀(12.9%), 마늘(43.7%), 고춧가루(25.8%), 달걀(29.6%), 콩(61.3%) 등도 크게 올랐다. 식품 원자재 가격 상승은 한 번 오르면 떨어지지 않는 하방경직성이 강한 외식비도 메뉴별로 5~20%씩 끌어올렸다. 공업제품에선 휘발유(9.3%), 경유(12.4%), 등유(25.4%), 자동차용 LPG(17.7%), 금반지(12.4%) 등이 상승했다.

정부는 하루 전인 지난달 30일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3% 수준에서 4.0%로 대폭 올려잡았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물가가 상반기에 4.3% 오른 만큼 하반기에는 3.7~3.8%로 낮아져야 4%를 맞출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6월 소비자 물가가 오름세로 돌아서면서 하반기 물가 상황은 더 어렵게 됐다. 7월부터 인상 예정인 중앙·지방 공공요금과 오는 6일 환원되는 휘발유·경유값, 이상기후로 인한 농산물 수급불안, 외식·식품가격 상승세 등이 가장 큰 위협이다. 당장 이날부터 광주·대전·대구시가 버스·지하철 요금을 15% 인상됐다. 울산도 인상대열에 동참할 예정이다.

재정부 이용재 물가정책과장은 “거시 및 미시 양 측면의 물가안정대책을 보다 속도감 있게 추진할 계획”이라며 “외식비 등 개인서비스와 가공식품의 가격안정을 위한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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