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의 검토를 맡고있는 민간전문위원에 이해당사자라고 할 수 있는 부적격 인사들이 포함된 사실이 드러났다.

환경단체들로 구성된 자연공원케이블카반대범국민대책위원회는 환경부의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 검토를 맡고 있는 민간전문위원에 케이블카 협회 관계자, 양양군 측 전문가 등 부적격한 인사들이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1일 밝혔다. 환경부는 지난 4월 29일 강원도 양양군이 신청한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사업계획에 대한 국립공원위원회의 심의를 진행 중으로 12인의 민간전문위원들은 케이블카 사업에 대한 검토보고서를 작성해 국립공원위원회에 제출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민간전문위원에 포함된 한국삭도협회 허모 사무국장에 대해 케이블카를 운영하는 삭도업체의 이익을 대변하는 직접적인 이해당사자라고 지적했다. 한국삭도협회는 삭도사업의 효율적인 운영과 국가관광사업 향상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삼고있는 이익단체이다. 환경단체들은 이 같은 단체의 주요 관계자가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 민간전문위원에 포함되는 것은 사업 검토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환경단체들은 또 민간전문위원 중 야생동물연합 조모 사무국장에 대해서는 케이블카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강원도 양양군의 설악산 조사용역에 참여했던 인사라고 지적했다. 환경단체들은 케이블카 사업자의 용역조사를 수행한 자가 사업계획을 검토하는 것은 명백한 잘못이며 시합에 참여한 선수가 심판도 보는 것이나 마찬가지로 불공정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환경단체들은 환경부에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 검토 과정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부적격 인물을 민간전문위원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환경단체들은 또 환경부가 지난 4월 29일 양양군의 신청서 제출 후 7월 말까지 모든 심의를 마치겠다는 계획을 국립공원위원회에 제출한 것에 대해서도 문제를 삼고 있다. 양양군이 2012년 케이블카 사업에 관한 신청서를 냈을 때는 11개월에 걸쳐 검토, 심의가 이뤄졌는데 이번에는 3개월 만에 결론을 내려 하는 것은 부당한 태도라는 것이다. 환경단체들은 “시민환경단체 공청회, 민간전문위원 현장조사와 보고서 작성, 공원위원회 현장실사 등의 모든 일정을 진행하기에 3개월은 매우 촉박한 일정”이라며 “사회적인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사업의 심의에는 엄정한 검토와 심사를 위한 충분한 기간이 확보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환경부 안팎에서는 청와대의 압박으로 인해 환경부가 케이블카 사업 허가를 기정사실화하고 절차만 밟으려 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상태다. 녹색연합 황인철 평화생태팀장은 “케이블카 사업의 엄정한 심의를 위해 최소한 연말까지라도 검토 일정을 연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환경단체들의 지적에 대해 “민간전문위원 위촉 때 야생동물연합 조모 사무국장에게 확인한 결과 설악산 동물분야 용역사업 참여 요청을 받았지만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어 위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유선으로 확인한 결과 해당 위원은 양양군의 조사용역 요청을 거절하였으며 다른 동물조사자에게 현장 조사방법 등을 교육하기 위해 설악산 국립공원을 1회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또 삭도협회 관계자에 대해서는 기술성 분야의 전문가로는 교통안전공단과 삭도협회가 적격이라 판단하였으며 삭도협회 관계자는 2012년 1차, 2013년 2차 검토에도 참여한 바 있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설악산 케이블카사업 신청에 대한 검토 및 심사 기간 관련 지적에 대해서는 2012년 1차 심의에는 3월부터 6월까지 약 3개월이 소요되었다고 설명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2차 심의는 2012년 11월부터 이듬해인 2013년 9월까지 11개월이 소요되었으나 2013년 4월까지 눈이 내린 것으로 인해 조사가 시작된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심의 기간은 약 4개월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