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인기몰이 중인 블랙박스···왜?

2017.11.26 10:33 입력 2017.11.26 10:34 수정

최근 일본에서 자동차 블랙박스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복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가 끊이지 않는 영향이 크다. 일본 내 블랙박스 보급은 아직 초기 단계여서 관련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코트라와 시장조사업체 GfK재팬 등에 따르면 차량용 블랙박스 판매량은 지난 3년간 3배 늘어 지난해 79만대가 일본에서 팔렸다. 올해 들어서도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 1~9월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제품 출하량도 늘면서 올해 3분기엔 지난해보다 30.6% 증가한 43만63대가 시장에 나왔다.

일본 블랙박스 판매량 추이.  코트라 제공

일본 블랙박스 판매량 추이.  코트라 제공

이런 추세는 블랙박스가 교통사고 등의 해결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올해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끔찍한 교통사고 이후 블랙박스 구매량이 급증했다.

사고는 지난 6월5일 오후 9시30분쯤 가나가와(神奈川)현 도메이(東名)고속도로에서 발생했다. 고속도로에 진입하기 전 한 부부와 주차 시비를 벌인 20대 남성이 고속도로상에서 상대 차량을 앞질러 가 급제동하는 등 보복운전을 일삼은 끝에 부부가 탄 차량이 잠시 멈췄고, 이때 뒤에서 달려오던 트럭이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부부는 숨졌고, 15세와 11세인 두 딸은 극적으로 살아남으면서 전국적으로 이슈가 됐다.

사고를 유발한 20대 남성에 대한 비난 여론이 급증하는 한편, 차량 블랙박스 열풍도 일었다. 실제로 가전제품의 판매현황을 집계하고 있는 ‘BCN랭킹’을 보면 올해 1월 첫째주 블랙박스 판매량을 1로 지수화했을 때, 지난달 판매량 지수는 3.54까지 상승했다.

올해 일본 내 블랙박스 출하량 추이.  코트라 제공

올해 일본 내 블랙박스 출하량 추이.  코트라 제공

지난해 일본에서 적발된 난폭·위협 운전 건수는 7000건이 넘고 대부분 고속도로에서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보복운전 등 돌발상황을 명확히 증명할 수 있는 블랙박스에 대한 일본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졌고, 충격감지와 야간모드 등 다양한 기능을 가진 제품도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가나가와현 사고 이후에는 전후방 촬영이 가능하도록 카메라가 2개인 모델, 360도 촬영이 가능한 모델이 주목받고 있다.

블랙박스 시장이 커지자 신규 기업도 속속 생겨나면서 지난해엔 60여개 업체에서 400여개의 모델을 내놓은 등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수입시장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일본 블랙박스 수입시장은 2014년 18억달러에서 지난해 15억달러로 2년간 14.9% 감소했으나 올해 들어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수입국 1위는 중국이며 한국은 태국, 미국, 대만, 베트남에 이어 수입국 6위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1~9월까지 중국은 약 6억3500만달러어치를 일본에 수출했다. 수입국 2위인 태국(약 1억6700만달러)과의 격차가 4억달러가 넘을 정도로 중국의 시장점유율이 압도적이다. 같은 기간 한국은 지난해보다 30.4%가 늘어난 약 6000만달러어치를 일본에 수출했다. 지난해 대비 가장 많은 성장률을 보인 국가는 미국(87.8%)이었다.

일본서 인기몰이 중인 블랙박스···왜?

일본에서 차량 블랙박스 보급률은 약 10%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들 관심이 커지는 데다 일부 보험회사에선 블랙박스를 설치한 차량의 보험료를 할인해주거나 보험 가입자에게 블랙박스를 대여하는 등의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어 블랙박스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트라 관계자는 “일본 소비자는 가격을 중요시하지만 최근 고속도로 사고 이후 고해상도 화질이나 각도 등 성능 역시 구매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국내 수출기업은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한편 소비자가 원하는 다양한 기능을 탑재한 블랙박스를 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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