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 환자에게 ‘작은 간’만 이식했더니··· 몸속에서 키우는 데 성공

2024.06.27 16:20

간 이식이 필요한 간암 환자에게 생체 기증자의 간 중 작은 부분인 좌엽을 이식한 뒤 성장시키는 데 성공한 수술 결과가 발표됐다. 삼성서울병원 제공

간 이식이 필요한 간암 환자에게 생체 기증자의 간 중 작은 부분인 좌엽을 이식한 뒤 성장시키는 데 성공한 수술 결과가 발표됐다. 삼성서울병원 제공

간 이식이 필요하지만 기증자를 찾기 어려워 장기간 대기해야 하는 환자에게 수술로 ‘작은 간’을 이식해 몸속에서 성장시키는 데 성공한 사례가 발표됐다.

삼성서울병원 이식외과 김종만 교수팀은 국내 최초로 생체 기증자 소형간 좌엽 이식술을 시행한 결과를 ‘한국간담췌외과학회지’에 게재했다고 27일 밝혔다. 교수팀은 자가면역성 간염으로 인한 간경변과 함께 재발이 우려되는 간세포암 치료 이력이 있어 간 이식이 필요했던 환자에게 지난해 11월 이식수술을 시행했다.

간암 말기 환자는 치료를 위해 이식받을 수 있는 적합한 간을 찾으려 애쓰지만 구하기가 쉽지 않은 형편이다. 뇌사자의 간 전체를 받아 이식하는 방법이 가장 안전하지만 적합한 간 기증을 기다리는 데 장시간이 소요된다. 그 차선책으로 최대한 적합한 생체 간 기증자를 찾을 수도 있으나 그동안 이식에 주로 활용된 간 우엽은 간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0% 이상이라 기증자에게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다. 나머지 간 좌엽을 이식하면 기증자의 부담은 줄일 수 있으나 크기가 작아 이식된 후 충분한 간 기능을 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었다. 간 기능 장애 등과 같은 위험이 뒤따라 사망하거나 재이식이 필요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적합한 생체 기증자의 간 좌엽을 환자에게 이식하기로 했다. 이식을 위해 간 좌엽을 복강경으로 떼어 확인한 결과 절제한 좌엽 용량은 320g으로 수혜자 몸무게의 0.6%였다. 일반적으로는 이 수치가 0.8% 미만이면 수혜자의 위험부담이 크다고 본다. 때문에 연구진은 위험을 줄이기 위해 수혜자의 좌측 간미엽을 절제한 뒤 이식되는 간 좌엽과 이식받는 간의 중간 간정맥을 서로 이어붙이는 방식으로 수술했다. 좌측 간문맥과 간동맥 등 주요 혈관도 문합하고, 우측 간문맥을 잘라 혈액을 주입한 뒤 수술을 마무리했다.

수술 후 7일째 날 수혜자의 간을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검사한 결과 이식된 간의 용량은 이식수술 시점보다 45.3%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좌엽이 자라나 제 기능을 하는 것이 확인되자, 간세포암이 있던 수혜자의 간 우엽을 절제하는 2차 수술도 진행했다. 수술 후 합병증은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김종만 교수는 “적절한 생체 기증자 없이 뇌사자 간 이식만을 기다리던 중증 간질환 환자들에게 생체 기증자의 작은 좌측 간을 활용해 완치까지 바라볼 수 있다는 새 희망을 제시했다”며 “기증자 안전성이 확보된 수술로 수혜자와 함께 치료 후 삶의 질이 보장되어 더 많은 환자들이 완치될 수 있는 선택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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