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생 여성 많아 2022년부터 출산율 반등’…통계청의 장밋빛 셈법?

2019.04.01 18:19 입력 2019.04.01 21:21 수정

주 출산연령대 30대 진입하는 해, ‘혼인 건수 증가’ 함께 근거로 제시

개인 행복 중시 가치관 고려 안 해

‘장래인구 추계’에 회의적 시선도

통계청이 저출산 현상을 극복할 한 가닥 희망을 1990년대생들에게 걸고 있다. 상대적으로 출생아 수가 많았던 1990년대생 여성들이 주 출산연령대인 30대 초반에 진입하면 출산율 1명대를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사회·문화적 요소를 반영하지 않은 장밋빛 전망이라는 회의적 시선도 있다.

통계청은 지난달 발표한 ‘장래인구 특별추계’에서 지난해 0.98명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한 합계출산율(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의 수)이 2021년 0.86명으로 최저점을 찍고 2022년부터 반등, 2025년부터는 1명대를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혼인 건수 감소폭의 둔화와 30대 초반(1991~1996년생) 여성 인구의 증가가 주요 근거다. 혼인은 2012년부터 7년 연속 감소하고 있지만 2016년(-7%), 2017년(-6.1%)에 비해 지난해 감소폭(-2.6%)이 크게 줄었다.

통계청은 “최근 3년간의 혼인 건수가 출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며 “혼인 추이를 봤을 때 향후 3년간은 출생이 감소하겠지만 2022년부터는 소폭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계청은 또한 “혼인과 출생 감소의 원인 중 하나는 30대 초반 여성 인구의 감소인데, 2021년부터 30대 초반 여성 인구가 다시 증가한다”며 출산율 반등을 예상했다. 30~34세의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는 143명으로 전 연령대를 통틀어 압도적으로 높은데, 2022년에는 1991년생이 31세가 된다. 바로 1991년생부터 출생아 수, 즉 아이를 출산할 여성의 탄생이 늘었다는 것이 통계청의 설명이다.

실제 한 해 출생아 수는 1982년 70만명대가 깨진 이후 줄곧 60만명대를 유지하다 1991~1995년 70만명대를 회복했다. 1986~1990년 여아 출생아 수는 149만8190명인데, 1991~1995년 여아 출생아 수는 167만9086명이다.

하지만 통계청의 이 같은 분석은 지나치게 수리적 모형에만 의존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황명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지금의 1990년대생들은 사회경제적으로 불안한 상황에서 남에게 피해 안 주고 개인이 행복한 것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겨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을 이성적으로 선택하고 있다”며 “통계청이 불확실한 변수들을 너무 크게 반영했다”고 말했다.

특히 1991~1995년생 여성들이 페미니즘의 영향을 받은 세대란 점도 이들이 30대가 됐을 때 결혼과 출산이 늘어날 것이라고 보기 힘든 요소로 꼽힌다. 황 교수는 “출산율의 단기 반등을 기대하기보다는 젊은층의 가치관을 고려했을 때 장기적으로 살 만한 사회를 만들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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