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년전 전통농법으로 도시에서 텃밭농사 짓는다고?

2020.09.01 13:28

농촌진흥청이 조선 후기 실학자  서유구가 1827년 제안한 ‘견종법’을  재해석해 개발한 ‘한국 전통 농업 모델’으로 조성한 도시 텃밭 모형. 농촌진흥청 제공

농촌진흥청이 조선 후기 실학자 서유구가 1827년 제안한 ‘견종법’을 재해석해 개발한 ‘한국 전통 농업 모델’으로 조성한 도시 텃밭 모형. 농촌진흥청 제공

200년 전에 나온 전통농법이 도시민들의 텃밭가꾸기를 위한 농법으로 다시 태어났다.

농촌진흥청은 조선 후기 실학자 서유구가 제안한 농법을 오늘날 도시민들의 텃밭에 맞게 재해석한 ‘한국 전통 농업 모델’을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서유구는 농촌경제정책서인 <임원경제지>(1827년)를 통해 밭고랑을 의미하는 ‘견’과 씨앗을 뜻하는 ‘종’을 합친 ‘견종법’을 제안한 바 있다. 서유구는 중국 대전법에서 착안한 농법을 조선의 풍토에 맞게 심화시킨 것으로 전해진다.

‘골 재배법’ 또는 ‘골 뿌림법’으로 불리기도 하는 ‘견종법’은 밭을 두둑과 고랑으로 나누고 봄부터 가을에는 두둑에, 농사가 어려운 겨울에는 고랑에 작물을 재배하는 농법을말한다.

농진청 관계자는 “추운 겨울 두둑의 흙을 덜어 고랑을 덮어줌으로써 보온 효과를 얻고, 가뭄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농진청이 새로 개발한 ‘한국 전통 농업 모델’은 견종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친환경 도시 텃밭 모델이다. 과거의 견종법과 달리 두둑과 고랑에 작물을 동시에 재배하도록 고안한 것이 특징이다.

농진청 관계자는 “기존 도시 텃밭과 비교하면 고랑의 폭을 60∼90㎝ 정도로 2배 가량 넓혀 다양한 작물을 재배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농진청은 이와함께 겨울을 포함한 사계절 내내 텃밭에 작물을 심어 가꿀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각 계절에 맞는 식물의 조합도 제시했다. 두둑의 경우 봄·가을에는 상추·부추·대파·배추를, 겨울에는 무·갓·시금치 등 채소류와 바질·오레가노·차이브·매리골드·한련화 등 허브와 화훼작물을 심으면 좋다고 농진청은 밝혔다. 고랑의 경우 봄·가을에는 옥수수·메주콩·메밀을, 겨울에는 보리·밀 등 밭작물을 심으면 좋다고 농진청은 덧붙였다.

농진청은 작물을 함께 심었을 때 서로가 좋은 영향을 주고받는 ‘동반식물’도 소개했다. 동반식물을 텃밭에 적용하면 보기에도 좋고, 식물 사이의 생육 촉진, 병해충 예방, 잡초 발생 저감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상추와 차이브를 함께 심으면 차이브에서 나오는 특정 성분이 상추의 진딧물을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 부추와 바질을 같이 재배하면 바질의 리나롤(Linalool) 성분이 부추의 진딧물 등 해충을 막는 역할을 한다.

농진청은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연구용 재배지에 전통 농법을 활용한 도시 텃밭 모형을 9.9㎡ 규모로 조성했다.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정명일 도시농업과장은 “이 텃밭 모형과 관련된 영상을 농진청 ‘농사로’ 홈페이지 등에 공개해 도시민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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