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열풍에도…은행권, 가상통화 계좌 개설 주저하는 까닭

2021.03.16 17:44 입력 2021.03.16 22:04 수정

당국 지침 모호…‘거래소 신뢰성 검증’ 책임 떠안기 부담

서울 강남구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 라운지 시세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 라운지 시세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연합뉴스

케이뱅크·NH농협·신한은행
거래용 실명 계좌 발급 3곳뿐
다른 은행들은 검토조차 안 해

가상통화 거래소와 실명확인 입출금 계좌 발급 계약을 맺은 은행들이 고객 기반이 확대되는 등 비트코인 가격 폭등 효과를 누리고 있다. 그러나 가상통화 거래소와 제휴한 은행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가상통화 거래소의 신뢰성을 검증할 책임을 은행들이 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국무회의에서 ‘특정 금융거래 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특금법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됐다. 개정 특금법과 시행령은 가상통화 거래소가 은행으로부터 실명을 확인할 수 있는 입출금 계좌를 받아야만 영업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미 가상통화 거래소와 제휴해 실명 계좌 발급 서비스를 제공하는 은행들은 최근 비트코인 상승세의 효과를 누리고 있다. 업비트와 제휴한 케이뱅크는 지난해 12월 가입자 수 200만명을 돌파한 지 두 달 만인 지난달에 311만명을 넘어섰다. 수신액은 지난 1월 4조5000억원에서 지난달 6조8400억원으로 늘었다. 빗썸·코인원과 입출금 서비스 계약을 맺고 있는 NH농협은행은 지난달 기준으로 입출식 예금이 133조1427억원으로 전년 동월(99조1104억원) 대비 34%(34조323억원) 증가했다. 입출식 통장 개설 건수는 지난해 11월 9만8987건, 12월 10만5468건, 올해 1월 14만2313건으로 증가폭이 커지는 추세다.

케이뱅크와 농협은행 관계자들은 “다른 요인과 맞물려 있긴 하나,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따라 실명확인 계좌를 발급하려는 고객들이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은 지난 13일 사상 처음으로 개당 7000만원을 돌파하며 고공행진 중이다.

그러나 가상통화 거래소와 실명 계좌 발급 계약을 맺은 곳은 케이뱅크, 농협은행, 코빗과 제휴한 신한은행이 전부다. 타행들은 검토계획도 없다.

가상통화 거래소로부터 실명 계좌 발급 신청을 받은 은행이 해당 거래소의 안전성 등을 평가해 계좌 발급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점 때문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이와 관련해 뚜렷한 평가기준이 없기 때문에 은행이 ‘인증’ 책임을 안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짐만 떠안게 되는 것이어서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현재 은행과 실명 계좌 발급 제휴를 맺은 가상통화 거래소는 상위 4개사인 빗썸, 업비트, 코인원, 코빗뿐이다. 100개가 넘는 가상통화 거래소 중 상당수가 문을 닫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특금법 시행 유예기간인 오는 9월24일 이전까지 제휴은행을 찾지 못한 곳은 영업을 중단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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