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시장 훈풍...취약계층은 비켜갔다

2022.03.16 16:31 입력 2022.03.16 16:41 수정

폐업 관련 안내문이 부착된 서울 을지로의 한 상점 모습. 연합뉴스

폐업 관련 안내문이 부착된 서울 을지로의 한 상점 모습. 연합뉴스

취업자 수가 두 달 연속 100만명을 넘어섰다. 13개월 연속 취업자 수가 늘면서 역대 최장 기록(계절조정 기준)을 갈아치웠다. 고용률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취약계층은 여전히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고용 시장의 산업·연령·계층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통계청이 16일 발표한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740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103만7000명 늘었다. 계절조정 기준으로 보면 2805만7000명으로 역대 최대다. 15~64세 고용률(계절조정 기준)은 68.4%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업자 수는 95만4000명으로 전년보다 39만9000명 감소했고 실업률(3.4%)도 집계 기준을 변경한 1999년 6월 이후 역대 최저치(2월 기준)를 찍었다.

고용 회복은 60세 이상 고령 취업자가 이끌었다. 60세 이상 고용률은 41.3%로 1년 전(39.7%)보다 1.6%포인트 늘었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2월(37.1%)보다 4.2%포인트 상승해 가파른 회복세를 보였다. 반면 40대(77.6%) 고용률은 코로나 이전 수준(78.3%)에 미치지 못했다. 30대 고용률(76.5%)은 2019년 2월(74.9%)보다는 높았지만 증가폭(1.6%포인트)은 60대(4.2%포인트)와 50대(1.7%포인트)보다 낮았다.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방역·돌봄 서비스), 정보통신·운수창고업(비대면 서비스) 취업자 등 특정 연령과 산업에서 지표 개선을 견인했다. 특히 운수창고업은 배송을 하는 플랫폼 노동자가 늘면서 1년 전보다 13만5000명이 증가했다. 여기에 정부 일자리 사업 등 공공 부문에서 늘어난 취업자도 지표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공공행정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6만2000명 증가했다. 공미숙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산업의 비대면·디지털 전환과 수출 호조, 지난해 기저효과로 취업자는 증가하고 실업자가 감소해 고용 회복세가 지속되는 모습”이라고 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고용 상황의 뚜렷한 개선 추세를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고용 훈풍은 취약계층을 비켜갔다. 고용 개선 흐름 속에서도 코로나에 직격탄을 맞은 대면·전통 업종은 취업자가 감소했다. 도·소매업은 1년 전보다 4만7000명(-1.4%)이 줄었고 협회 및 단체, 수리 및 기타개인서비스업도 3만2000명(-2.8%) 감소했다. 상대적으로 소득이 적고 노동 환경이 취약한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7만5000명(1.8%) 늘었다.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2019년 2월부터 늘고 있는데, 취업이 어려워 ‘비자발적인 창업’을 택한 영세 1인 자영업자가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나홀로 배송 노동을 하는 ‘위장 자영업자’ 비중이 높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마이크로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가 가구주인 가구의 월평균 사업소득은 270만1958원으로 1년 전(271만5224원)보다 0.5% 감소했다. 특히 1인 자영업자 가구의 월평균 가계지출은 290만1860원으로 사업소득보다 많았다. 버는 돈으로 가계 지출을 감당할 수 없다는 뜻이다. 최현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사회보장·재정정책연구실장은 “지표가 개선됐다고 하지만 코로나 직격타를 맞은 계층은 여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 지원을 이들에게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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