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시장 경색·무역적자’···한국 CDS프리미엄 5년만에 최고치

2022.11.01 16:40 입력 2022.11.01 18:01 수정

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주요국 금리 인상과 무역수지 적자 등 대내외 불안이 모두 높아지면서 한국의 대외신인도를 보여주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5년 만에 최고치로 뛰었다. 미중무역분쟁이 본격화되고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간 ‘핵단추’논쟁이 벌어지며 경제적·정치적 위기가 고조되던 2017~2018년과 비슷한 수준까지 올랐다.

1일 국제금융센터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 정부가 발행하는 외국환평형기금채권 5년물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달 31일 70bp(1bp=0.01%포인트)로 전날보다 4bp 높아졌다. 이는 2017년 11월 14일(70.7) 이후 약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주요 기업의 5년물 CDS 프리미엄을 보면 삼성전자는 67.83bp로 올해 1월 3일 21.50bp의 3배 수준이며, 현대차(74.94bp), KT(71.42bp)도 70bp를 넘었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기업이 부도났을 때 손실을 보상해주는 일종의 보험 성격의 금융파생상품이다. 해당 국가 경제의 위험이 커지면 대체로 프리미엄도 올라간다.

이날 5년물 CDS 프리미엄은 신용등급이 한국보다 낮은 일본(31bp)의 두 배가 넘어 격차가 39bp까지 벌어졌다.

국제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와 피치가 산정한 국가 신용등급을 보면 한국은 ‘AA’로 일본 ‘A+’보다 두 단계 높다. 피치가 부여한 등급도 ‘AA―’로 일본(A)보다 두 단계 높은 수준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일본도 무역적자가 이어지고 있으나 한국이 일본보다 무역의존도가 높은 데다 일본과 달리 한국은 달러 표시 외평채가 준거자산이어서 환율 영향을 더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회사채 시장 경색 국면이 두드러진 점과 ‘중국 불안’도 CDS 프리미엄 오름세를 키운 요인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자금 경색을 풀기 위해 50조원 이상의 유동성을 푸는 정책을 발표했으나 외국인 투자자는 아직 불안이 가시지 않았다고 보는 것 같다”며 “중국 불안에 불거진 ‘차이나 런’(탈중국) 현상이 국내 위험으로 이어진 점도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번 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결정을 둘러싼 불안감과 최근 논란이 되는 미국 국채시장의 유동성 부족 우려도 국내 신용경색 위험을 자극하는 요인들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비교하면 CDS 프리미엄의 수치 자체는 위험 수위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CDS 프리미엄은 2008년 10월 금융위기 당시 최고 691bp까지 치솟았다.

박 연구원은 “우리나라 CDS 프리미엄이 최근 급등한 건 맞지만 상대적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및 유럽 재정위기와 비교해 그렇게 높은 건 아니어서 위기에 가깝다고 볼 수 없다”며 “2017∼2018년 미중 무역 갈등 또는 2015년 중국발 위기 때 수준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당분간 회사채시장 안정 및 자금시장 경색 국면 완화 여부가 시장 안정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황 연구위원은 “회사채시장이 일단 개선되는 모습이 확인돼야 한다”며 “무역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에너지 수급 관련 특단의 조치도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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