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사과’ 고공행진 끝나기도 전에…곡물, 유지류 등 세계식량가격 두 달째 상승

2024.05.05 14:23 입력 2024.05.05 15:2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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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별 식량가격지수

장바구니 물가 불안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연내 물가를 자극할 또다른 변수들이 하나 둘 늘고 있다.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로 원유 가격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 곡물가격 등 한동안 잠잠했던 식량가격도 상승세로 반전되면서다. 정부가 2%대 물가 조기안착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있지만, 먹거리 물가 불안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해외 변수까지 돌출하면서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사과나 배에 이어 방울토마토, 참외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5일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올 4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전월대비 0.3포인트 상승한 119.1포인트를 기록했다. 3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상승한 것으로, 곡물과 유지류, 육류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세계식량가격지수는 2022년 3월을 정점으로 2년 가까이 하락세를 보여왔다. 2020년 평균 100포인트 아래로 내려왔던 세계식량가격지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위험이 고조된 2021년 평균 125.8 포인트까지 점진적으로 상승했다. 전쟁이 발발한 이듬해 3월 160.3포인트로 수직상승 한 뒤 서서히 하락했다. 이에따라 2022년 연간 평균 144.7포인트까지 치솟았던 지수는 지난해에는 124.7포인트까지 내려앉았다.

올 들어서도 1월 117.7포인트, 2월 117.4포인트로 하락했던 세계식량지수는 3월부터 상승해 4월에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유럽연합(EU)와 러시아, 미국의 일부 지역에서 밀 작황에 대한 우려로 가격 상승 압력이 발생했고, 우크라이나 분쟁상황에서 수입 수요가 증가한 것이 곡물가격지수를 끌어올렸다. 유지류의 경우 팜유 가격과 대두유는 가격이 하락했지만, 해바라기씨유와 유채씨유 가격이 상승하면서 전반적으로 가격이 올랐다. 육류 역시 소고기를 중심으로 수입 수요가 회복되면서 가격 상승을 견인했다.

러·우 전쟁 당시의 급격한 공급 충격이 발생한 것은 아니지만, 하락세가 멈춘 것만으로도 경계감은 커지고 있다. 당장 작황 부진에 따른 농산물 수급 불안만으로도 장바구니 물가가 내려올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는데, 외부 변수까지 더해지면서 물가관리 계획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9%를 기록하며 석달만에 3%대에서 내려왔다. 하지만 사과와 배 가격이 1년 전보다 두 배 안팎으로 오르는 등 과일가격을 중심으로 한 농산물 가격 불안은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달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9.1% 상승했는데, 전달과 마찬가지로 과일가격 강세가 지수를 끌어올렸다. 특히 사과(80.8%)와 배(102.9%)를 중심으로 신선과실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38.7% 올랐다. 배는 관련 통계가 집계된 1975년 1월 이후로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문제는 저장량이 계속 줄고 있어 햇과일이 나오기 전까지 과실류 가격 강세가 잦아들기를 기대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여기에 방울토마토와 참외 등 사과와 배 외의 과채류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방울토마토(상품) 소매가는 지난 3일 기준 1㎏에 1만748원으로 1년 전보다 42.2% 올랐다. 참외(상품)는 10개에 2만7896원으로 1년 전에 비해 35.6% 비싼 수준이다. 멜론(16.8%), 토마토(12.6%), 수박(19.2%) 모두 전년대비 두지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상승세가 한풀 꺾이기는 했지만 불안한 유가 흐름도 하반기 주요 변수가 될수밖에 없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최근 국내 주유소 휘발유의 주간 평균 판매가격은 6주 연속 올랐다.

최근 중동의 휴전 분위기로 유가 상승폭은 다소 누그러졌지만, 화약고가 재점화되면 언제든 가격은 급등할 수 있다. 유류세 인하 조치를 연장해오며 가격 상승 부담을 눌러온 정부의 재정여력도 한계에 부딪치고 있는만큼 국제정세와 재정 양쪽 모두 휘발류·경유 가격 상승을 압박하는 변수가 될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지난 4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설명하면서 “중동 정세가 불안정했는데 (4월에는) 석유류 가격이 생각보다는 많이 오르지 않았다”며 “앞으로 외생 변수인 석유류 가격을 주의해서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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