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 vs 머스크···“AI 챗봇업체 협업 놓고 경쟁”

2024.05.26 15:30 입력 2024.05.26 17:17 수정

마크 저커버그(좌) 일론 머스크(우)   AP연합뉴스

마크 저커버그(좌) 일론 머스크(우) AP연합뉴스

지난해 ‘현피(온라인에서 다툼이 커져 실제 만나 싸우는 행위)’ 논란을 일으킨 마크 저커버그와 일론 머스크가 이번에는 인공지능(AI) 챗봇 업체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저커버그가 운영하는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와 머스크의 AI 스타트업인 xAI가 ‘캐릭터닷AI’(Character.AI)와의 협업을 위해 경쟁 중이라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캐릭터닷AI는 구글의 딥러닝 AI 연구팀인 ‘구글 브레인’ 연구원 출신 노암 셔지어가 2021년 창업한 회사다. 거대언어모델(LLM)을 사용해 다양한 인물들과의 대화를 제공하는 AI 챗봇 서비스로, 미국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FT는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메타가 최근 캐릭터닷AI와 제휴를 위한 초기 논의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또 캐릭터닷AI가 xAI와도 탐색적 대화를 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들 기업 간 논의가 어떤 합의에 이르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캐릭터닷AI를 향한 두 기업의 관심은 AI 기술 경쟁 과정에서 협업·투자를 하는 최신 흐름을 보여준다. 메타는 지난해 9월 유명인의 성격을 적용한 ‘AI 페르소나’ 챗봇을 만들어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왓츠앱 등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xAI는 자체 챗봇 ‘그록’을 개발해 X(옛 트위터)의 프리미엄 가입자들에게 제공했다.

캐릭터닷AI와의 협업 논의도 인수보다는 연구 확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빅테크들이 글로벌 반독점 규제 흐름 때문에 AI 스타트업을 완전 인수하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한 예로 마이크로소프트가 오픈AI에 130억달러를 투자한 제휴 건은 양측의 부인에도 인수·합병으로 의심 받아 미국과 유럽 경쟁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메타의 AI 모델 ‘라마’는 경쟁자들과 달리 오픈소스를 지향하고 있다. 오픈소스 모델은 오픈AI의 ‘GPT’, 구글의 ‘제미나이’ 등 폐쇄형 모델과 달리 소스코드가 외부에 공개되고 누구나 무료로 서비스 개발에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오픈소스 모델 개발사 입장에서는 외부 개발자에게 사용료를 받는 폐쇄형 모델의 수익구조는 가질 수 없지만, 더 많은 개발자들이 자사 기술을 쓰도록 해 AI 생태계를 꾸리는 데 유리하다.

xAI는 최근 60억달러 규모의 자금 유치를 마무리하고 오픈AI, 구글 등을 따라잡기 위한 본격적인 투자에 나설 태세를 보였다. 머스크는 그가 보유한 테슬라와 X의 데이터 및 전문지식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지난해 여름 메타가 X와 비슷한 서비스인 ‘스레드’를 내놓자 저커버그와 머스크는 신경전을 벌이다가 실제 격투기로 싸우겠다고 해 전 세계적 화제를 모았다. 논란 이후 같은 해 9월 미국 의회에서 처음 만난 두 사람은 ‘주먹’ 대신 ‘AI 규제 방향’을 두고 머리를 맞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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