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이단아 나올 환경 만들어야”

2024.05.26 21:19

한은, 한국 대기업 ‘혁신의 질’ 떨어져…기초연구 소홀 지적

한국 기업의 생산성 증가세가 10년 사이 10분의 1 수준으로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도 양적인 면에서 혁신은 이뤄지고 있지만 혁신의 질은 떨어진다고 지적됐다. 한국은행은 기업의 기초연구를 지원하고, 일론 머스크와 같은 ‘똑똑한 이단아’가 나타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은 26일 내놓은 ‘혁신과 경제성장: 우리나라 기업의 혁신활동 분석 및 평가’라는 중장기 심층연구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기업의 혁신활동 지표가 글로벌 상위권을 나타내고 있지만, 생산성 성장세가 크게 둔화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보고서를 보면, 혁신활동의 지표인 한국 기업의 연구·개발(R&D) 지출 규모는 2022년 기준 국내총생산(GDP)의 4.1%로 세계 2위, 미국 내 특허출원 건수의 국가별 비중은 7.6%(2020년)로 세계 4위를 기록했다.

이에 반해 기업 생산성 증가율은 2001~2010년 연평균 6.1% 늘었지만 2011~2020년으로 넘어오면서 0.5%로 대폭 낮아졌다. 10분의 1 규모로 대폭 쪼그라든 것이다. 미국에 특허를 출원할 정도로 실적이 우수한 ‘혁신기업’의 생산성 증가율도 같은 기간 연평균 8.2%에서 1.3%로 크게 떨어졌다.

한은은 특히 대기업의 경우 혁신의 실적은 늘었지만 혁신의 질은 떨어졌으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큰 차이가 없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한은은 혁신의 양적 측면을 특허출원 건수로, 질적 측면을 특허가 타 기관에 인용된 건수로 분석했다. 대기업의 경우 2011~2015년 우리나라 특허의 건당 피인용건수(출원 후 5년 이내)는 1.4건에 그쳤다. 미국(5건), 네덜란드(3.7건), 스위스(2.8건) 등과 비교해 낮은 수준이다.

한은은 기업의 혁신 실적이 질적으로 개선되지 못한 배경으로 기업의 기초연구 지출 비중 축소를 꼽았다. 응용연구는 혁신 실적의 양을 늘리는 데 효과적인 반면 기초연구는 선도적 기술 개발의 기반인 질과 밀접하다는 것이다. 한국 기업은 기초연구 지출 비중(OECD 기준)을 2010년 14%에서 2021년 11%로 줄였다.

한은은 ‘똑똑한 이단아’를 키워내지 못하는 교육·사회 제도도 문제로 짚었다. 미국은 ‘제프 베이조스(아마존), 일론 머스크(테슬라)’ 등 혁신 창업가가 끊임없이 양성되지만 한국은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교육환경과 사회여건상 ‘똑똑한 이단아’가 혁신 창업가로 육성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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