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당 160엔’ 바닥 다시 뚫린 엔화 가치…원화도 ‘험난’

2024.06.27 10:09 입력 2024.06.27 16:03 수정

4월 이후 두 달 만에 다시 160엔대

일본 경제 부진 속 ‘슈퍼 엔저’ 지속

원·달러 환율 1400원대 돌파 우려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는 가운데 엔/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는 가운데 엔/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엔화 가치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달러당 엔화가 160엔을 넘어서면서 심리적 방어선마저 뚫었다. 달러당 160엔은 1986년 이후 약 38년만이다. 원화 가치가 덩달아 떨어지고 있어 외환 당국도 긴장하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이날 오후 4시 기준 전날보다 0.55엔 오른 160.45엔에 거래되고 있다.

엔·달러 환율의 160엔 돌파는 전날 미국 뉴욕 외환시장에서 시작됐다. 달러당 엔화 환율이 160엔을 넘어선 건 올해 4월 29일 이후 두 달 만이다. 일본 정부가 지난 4월 미국 워싱턴D.C.에서 통화가치 하락에 대응하겠다고 밝혔고, 지난 25일에도 한일 재무장관회의를 열고 과도한 통화가치 하락에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발표했음에도 엔화 하락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엔화 가치가 떨어지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일본 경제의 ‘체력’이 약해진 탓이다. 일본은행의 긴축 전환 속도가 더디고 일본 경제가 부진한 여파인 셈이다. 여기에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지연되는데 미국의 경제는 견조하면서 ‘강달러’ 현상이 더욱 짙어지고, 엔화 약세 심리를 이용한 투기적 수요까지 몰리면서 ‘슈퍼 엔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원화 가치도 같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원·달러 환율은 외환 당국의 지속적인 구두 개입 경고 여파로 달러당 1400원을 넘어서진 않지만 1380~1390원대 아래로 떨어지지도 않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2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전날보다 2.9원 내린 1385.8원으로 마감됐다.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전날보다 5.7원 오른 1394.4원으로 개장한 직후 1394.7원까지 상승했지만, 이후 점차 상승 폭을 줄여나가 오후들어 하락세로 전환했다.

증권가에서는 엔화가 더 떨어지면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엔간 동조화 현상이 강해진 상황에서 엔화 가치 급락 현상은 당연히 원화 가치 하락 압력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엔화 추가 약세시 달러-원 환율의 1400원 안착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당장 달러당 엔화 환율이 크게 떨어지긴 어렵다고 전망했다. 그는 “7월 이후 일본은행의 연속적인 금리 인상 유인이 크지 않아 통화 긴축 기대감은 제한적”이라면서 “일본 경상수지가 흑자 기조이지만 무역 수지는 적자이고, 경상수지 흑자로 이끄는 부문도 해외투자로 얻는 소득 수지이기 때문에 해외로 재투자되는 비중이 높아 구조적인 일본 엔화 약세 요인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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