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매각 늦어질 듯

2006.02.01 17:52

외환은행 매각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대주주인 론스타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현재 정황상 론스타는 매각을 서두를 것이란 것이 대체적 관측이다. 하지만 정부가 논란이 예상되는 외환은행보다는 LG카드 매각을 우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외환은행 매각이 론스타 생각대로 빨리 이뤄질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 많다.

론스타측은 1일 “인수·합병과 관련된 사안은 매각주간사가 담당하고 있어 파악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매각 서두르는 론스타=론스타는 매각주간사인 미국의 씨티그룹을 통해 지난달 20일 인수 후보군에 비밀유지약정서(CA)를 발송한 상태다. 인수에 관심이 있는 금융기관이 약정서에 사인한 다음 주간사에 되돌려주면 다시 매각정보안내서를 발송하게 되는데 지금은 CA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매각정보안내서에는 지난해 전체 영업실적을 담아야 하기 때문에 통상 2월 중순에 해온 전년도 실적공시를 지난달 31일로 앞당겼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기에 열린우리당 일부 의원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의 매각반대와 외국계 사모펀드 규제 강화 움직임 등 때문에 자칫 매각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론스타가 매각일정을 서두르는 이유로 풀이된다.

아무리 일러야 오는 5월쯤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것이라는 애초의 예상과 달리 “앞으로 한달 만에 인수대상자를 선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런 기류와 무관치 않다.

론스타는 3월중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론스타가 이미 지난해 중반 씨티그룹을 매각주간사로 선정하고 그동안 충분한 준비를 해온 데다 인수가격만 어느 정도 맞는다면 불가능한 일정도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정부 생각이 큰 변수=우선 주가가 크게 올라 6조원까지 치솟은 인수대금을 치를 수 있는 금융회사가 당장 나타날 것인지가 미지수다. 현재 외환은행의 주가는 기초여건(펀더멘털)에 비해 다소 고평가돼 있다는 분석이 외국계 투자은행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인수에 뜻이 있는 국내 은행들도 “한달 안에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기는 힘들 것으로 본다”면서 “(인수자로서는) 급할 게 없지 않느냐”는 입장이다.

특히 금융계는 정부가 외환은행의 조기매각을 원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정부가 자칫 국부유출 논란에 휩싸일 것을 우려해 외환은행보다 LG카드를 먼저 팔도록 유도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금융계에서는 정부가 외환은행 매각에 개입할 명분은 없지만, 감독당국의 합병인가 절차 등을 고려할 때 인수자들이 감독당국의 의중에 반하면서까지 인수에 나서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많다.

다만 론스타에 대한 탈세 관련 검찰수사는 3심까지 가서 확정판결을 받아야 대주주의 적격성 심사를 통해 매각명령을 내릴 수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금감원의 행정절차가 외환은행 매각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실사, 협상 등의 통상적인 매각작업을 고려하면 최소 5~6개월은 걸려야 매각작업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치용·오관철기자 ahn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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