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 펀드매니저 3인의 고수익 전략 비결은 ‘소걸음’

2007.08.01 17:55

펀드 계좌수가 1588만 계좌를 넘어서 ‘1가구 1펀드 시대’가 열렸다. 장기 투자문화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 펀드나 골라 오래 기다린다고 수익률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1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설정된 이후 3년 넘게 운용되고 있는 펀드는 3124개. 이 가운데 지난달 26일 현재 3년 누적수익률이 200%를 넘은 펀드는 20여개에 불과했다. 그중에서도 ‘미래에셋디스커버리주식형’(283.89%), ‘신영마라톤주식’(266.94%), ‘한국부자아빠거꾸로주식’(248.15%) 등은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장수(長壽) 명품펀드’이다. 이들 펀드를 운용하는 펀드매니저에게 펀드 운용원칙과 고수익 비결을 알아봤다.

-주가 순자산 비율등 낮은 종목에 주안점-

장수 펀드매니저 3인의 고수익 전략 비결은 ‘소걸음’

김팀장은 “코스피지수가 상승세를 보인 최근 3개월이 가장 어려운 시기였다”며 뜻 밖의 얘기를 했다. 그는 “증권·조선주가 급등하는 것을 보면서 유혹도 있었지만 펀드 운용원칙에 따라 이들 종목에 투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펀드의 투자원칙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종목, 그중에서도 일시적 요인으로 주가가 내리는 종목들을 싼 값에 매입해 특정 시점에 되파는 것이다.

김팀장은 “조선·증권주 등은 이미 지난해 이 같은 원칙에 따라 매입했다가 팔았다”며 “조선·증권주를 사면 더 오를 것 같았지만 펀드 운용원칙에 위배돼 매입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부자아빠거꾸로주식형 펀드’의 포트폴리오는 주식시장 상황과는 무관하게 종목 분석에 의해서만 짜여져 있다.

이에 따라 펀드 위험도를 나타내주는 베타지수(1이면 주식시장 위험도와 일치)가 0.76으로 업계 최저 수준이다.

김팀장은 “우리 펀드의 목표는 단기 고수익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지 최소 연 8~10%의 수익률을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부자아빠거꾸로주식형 펀드’는 적금을 붓는 것처럼 착실하게 수익률을 쌓아가는 식으로 운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스크 낮추기 위해 균등 분할투자 고수-

장수 펀드매니저 3인의 고수익 전략 비결은 ‘소걸음’

이수석은 지난주 코스피지수가 1800 밑으로 떨어졌을 때 추가매수에 나섰다. ‘신영 마라톤 주식형 펀드’는 기업가치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된 종목을 매입해 장기보유한 뒤 주가가 오르면 파는 ‘가치투자’를 원칙으로 삼는다. 그는 “언제 닥쳐올지 모르는 조정장을 대비해 늘 운용자금의 3~5%를 여유자금으로 확보해 두고 있다”고 말했다.

‘신영마라톤주식형 펀드’의 독특한 운용철학은 ‘균등 분할투자’ 원칙이다. 예컨대 100종목을 샀다면 각 종목의 비중을 균등하게 1%씩 가져가는 것을 지향한다. 이수석은 “시가총액 비중대로 투자를 한다면 삼성전자 주식을 많이 살 수밖에 없지만 리스크(위험)를 낮추기 위해 철저하게 분산투자를 고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펀드는 최근 들어 자금유입이 늘어나자 분산 투자종목을 90종목에서 100종목으로 늘렸다.

이수석은 “어떠한 증시상황에도 흔들림없이 투자원칙을 고수해 우리 펀드 이름처럼 42.195년 이상 장기간 꾸준한 수익률을 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단기 고수익을 목표로 삼지 않는다는 원칙 때문에 오히려 최근 3년간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었던 셈이다. 그는 “투자자들이 펀드를 고를 때는 단기 수익률만 보지 말고, 펀드의 위험지표를 꼼꼼하게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업가치·성장성 등 철저히 분석 후 선택-

장수 펀드매니저 3인의 고수익 전략 비결은 ‘소걸음’

미래에셋의 ‘디스커버리 주식형펀드’는 6년 누적수익률이 700%를 넘고, 3년 누적수익률도 283%에 이른다. 국내 주식형펀드의 새 지평을 연 펀드라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손대표는 “‘디스커버리 주식형펀드’의 높은 수익률은 미래에셋 자산운용 시스템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은 투자전략위원회와 리스크관리위원회에서 주요 의사결정을 한 뒤 자산운용 전략회의를 열어 투자 여부를 결정한다.

손대표는 “기업 내재가치와 재무상황, 성장성 등과 함께 주가수준을 고려해 투자 종목을 고르고 있다”면서 “현재 50개 안팎의 종목에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디스커버리주식형 펀드’는 투자 대상을 결정하는 ‘보텀업(Bottom-Up)’ 방식과 거시경제 및 해외동향을 분석하는 ‘톱다운(Top-Down)’ 방식을 병행해 주식편입 비중을 조절한다.

손대표는 “과거 수익률이 미래를 보장하지는 않지만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한국시장에 맞는 투자 방식으로 장기투자 문화를 정착시켜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1일부터 ‘미래에셋디스커버리주식형1’ 펀드의 신규 자금 모집을 잠정 중단했다. 그러나 ‘디스커버리주식형 2호와 3호’의 신규 자금 모집은 계속할 계획이다.

〈정유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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