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내년 ‘마이너스 성장’ 현실화 우려

국내외 금융기관 잇단 부정적 전망 발표 
성장률 전망치, 예상보다 가파르게 하락

스위스계 UBS 증권이 내년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로 마이너스 3%를 제시한 데 이어 삼성증권이 국내 금융기관으로서는 처음으로 마이너스 0.2%의 성장률 전망치를 내놨다. 전세계 금융위기와 경기침체의 골이 갈수록 깊어지면서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가 당초 예상보다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시장 내년 ‘마이너스 성장’ 현실화 우려

◇마이너스 성장 전망 속속 등장 = 삼성증권은 1일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마이너스 0.2%로 제시하면서 해외수요 위축과 국내 금융시장 불안 심화를 주 요인으로 꼽았다.

선진국의 경기 부진이 교역량 감소를 가져오면서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제에 큰 타격을 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증권은 전세계 신용경색에 따른 국내 금융기관들의 차입금 상환, 외국인의 국내 투자 축소로 자금난이 심각해지면서 실물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이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내수경기도 소비재 판매지수가 2003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한 데다 국내 기계 및 건설수주도 부진해 쉽게 살아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민간 소비는 △가계의 주택담보대출 등 채무상환 부담 가중 △주식·부동산 등의 가격 급락에 따른 자산 디플레 현상 심화 △낮은 저축률 등으로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외국계 금융기관들은 이미 지난달부터 내년 우리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스위스계인 UBS 증권은 지난달 21일 내년 한국의 성장률이 마이너스 3%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프랑스계 크레디리요네증권(CLSA)도 내년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로 마이너스 1.1%를 제시했다.

UBS 증권의 성장률 전망치가 나왔을 때만 해도 지나치다는 견해가 많았지만 갈수록 마이너스 성장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금융연구실장은 “대내외 경제 여건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어 내년 성장률을 3%대로 예측한 국내 연구기관들도 전망치 수정이 불가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순수출이 늘어나는 점은 주목해야 = 이처럼 국내외 경제전망이 악화되고 있는 것은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가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부진의 늪’에 빠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국내 금융기관들은 우리 경제의 대외의존도가 76%에 이르고 있어 내수경기가 살아난다 해도 수출부진을 상쇄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수출감소에 동반해 수입 감소폭이 더 커지면서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큰 만큼 내년 성장률 전망을 마이너스로 보는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도 있다. ‘성장률=소비+수출+투자-수입’이라는 성장률 공식에 따르면 수출의 절대 액수가 줄어들더라도 수입이 더 큰 폭으로 줄면 성장률에는 플러스가 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이종건 조사총괄팀장은 “외국계 금융기관들은 수입 감소에 따른 순수출 증가 가능성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10월 경상수지는 수출이 전달보다 7000만달러 줄었지만 수입이 34억8000만달러 급감하면서 상품수지가 27억9000만달러 흑자를 낸 데 힘입어 사상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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