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가전 등 주력 수출품 모두 내리막

2008.12.01 17:53

지난달 선박제외 대부분 두자릿수 감소율
최대시장 중국수출 27.8% 급감 두달째 ‘뚝’

우리 경제의 성장동력인 수출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감소하면서 실물경기 위축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주력 품목들이 지난달 줄줄이 두 자릿수의 수출 감소율을 기록했으며, 올해 연간 무역수지 적자도 1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문제는 선진국의 경기침체가 개도국으로 급속히 옮아가고 있어 수출의 마이너스 성장률이 당분간 추세로 굳어질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것이다.

IT·가전 등 주력 수출품 모두 내리막

지난달 수출 감소폭 18.3%는 미국의 정보기술(IT) 거품 붕괴로 선진국 경기가 침체에 빠졌던 2001년 12월의 20.4%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지식경제부 정재훈 무역정책관은 1일 수출입동향 브리핑에서 “당초 수출이 12월말이나 내년 1월부터 어려워질 것으로 판단했다”며 “하지만 서킷시티 등 유럽과 미국의 유통시장을 점유한 수입상이 무너지면서 해당 시장의 수입수요가 급격히 줄었고 자동차 부문도 미국의 자금시장이 무너지면서 수요는 있지만 금융이 뒷받침하지 못해 소형차도 팔리지 않는 상황이 2개월 정도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13개 주력 수출품목 중 과거 수주물량이 쌓여 있는 선박류(34.7%)를 제외하고 전 품목에서 11월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줄었다. IT 제품의 경우 미국 유통업체 서킷시티의 파산 등으로 가장 타격이 컸다. 컴퓨터 수출은 55% 급감했고 가전 -51%, 반도체 -44%, 무선통신기기 -26%, 액정디바이스 -19.4%의 성장률을 보였다. 미국 자동차산업이 파산 위기에 직면하면서 자동차 수출도 13.1% 줄었다.

지역별로도 중동을 제외하고 모든 지역으로의 수출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으로의 수출은 27.8% 급감해 두달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시장이 위축되면서 수출주문이 취소되거나 현지에서 인수를 거부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비철금속을 수출하는 ㄱ사는 반가공 비철금속 원료를 유럽으로 수출하고 있지만 최근 원자재가격 급락으로 바이어가 선적제품 인수를 거부해 수출이 무산됐으며, 일반기계 업체인 ㄴ사도 미주지역 바이어가 주문을 취소해 50만달러 상당의 계약이 무산됐다.

이에 따라 올 1~11월 무역수지 누적 적자폭은 133억4000만달러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 추세대로라면 12월에도 큰 폭의 흑자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연간 무역적자는 1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선진국은 물론 중국 등 개도국 시장까지 경기가 움츠러들면서 내년에도 당분간 수출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수정예산안을 짜면서 내년 수출이 올해 전망치보다 9.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삼성경제연구소는 내년 수출 증가율이 3.2%에 그칠 것으로, SK경영연구소는 올해보다 2.7%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경제연구소 권순우 거시경제실장은 “시장이 심리적으로 많이 위축돼 있어 내년 초반까지도 수출이 간헐적으로 마이너스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며 “수출이 감소하면 경제 회복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주영기자>

추천기사

기사 읽으면 전시회 초대권을 드려요!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