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을 우리 품에’ 하나지주 잰걸음

2010.08.01 21:25 입력 2010.08.02 01:23 수정

세부 검토 작업 착수

인수비 6조 만만찮고 공자금·합병 방식 난제

우리금융지주의 민영화 방안이 확정되면서 하나금융지주가 손익계산에 돌입했다.

시장에서는 경쟁상대였던 KB금융지주가 체질 개선시까지 인수·합병(M&A)을 하지 않겠다고 한발 물러선 만큼 하나지주를 유일한 후보로 꼽고 있다. 하지만 비용도 적지 않은 데다 주식교환 등을 통한 합병이 성사된다 하더라도 공적자금 회수와 합병 방식 등을 두고 진통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금융을 우리 품에’ 하나지주 잰걸음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이번주 초 우리금융 지분 매각을 위한 주간사를 선정하는 등 민영화 일정에 돌입한다. 덩달아 하나지주도 우리금융 인수를 위한 세부검토에 들어간 상태다.

하나지주 관계자는 “우리금융 인수에 나서기로 하고 인수방안 등의 구체적인 계획을 내부적으로 정밀하게 연구하기로 했다”면서 “필요하면 외부컨설팅도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발표한 민영화 방안에 포함된 공적자금 최대 회수와 대형화 등의 몇 가지 기준을 고려해 정부와 하나지주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리금융을 우리 품에’ 하나지주 잰걸음

하나지주의 총자산은 7월 말 기준으로 196조원으로 KB지주의 절반 수준을 약간 웃도는 정도다. 이에 따라 그동안 하나지주 내에서는 우리지주와의 합병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덩치를 키우지 않고서는 KB나 신한과 경쟁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하나지주와 우리지주의 합병이 성사되면 자산규모만 521조원에 달하면서 단숨에 업계 1위로 도약하게 된다.

하지만 하나지주의 의지대로 우리금융 처리 문제가 굴러갈지는 미지수다. 거액의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어려운 데다 단순 합병으로는 정부지분이 그대로 남아 민영화 취지에도 맞지 않고 공적자금 회수도 어렵게 된다는 제약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로서 예금보험공사의 지분을 전부 인수할 수 있는 주체가 없기 때문에 인수는 사실상 불가능하고 주식교환을 통한 합병을 한다해도 두 회사가 합치는 것일 뿐”이라며 “공적자금을 회수하려면 합병후 자산매각 등을 통한 추가적인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하나지주가 예보가 보유한 우리지주 지분 57% 중 일부를 현금으로 매입한 뒤 나머지 자금은 하나와 우리지주의 합병을 통해 만들어지는 신설법인의 신주로 교환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렇게 되면 하나지주도 지나친 현금부담 없이 우리지주와 합칠 수 있고, 공적자금도 일부 회수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예보가 보유한 지분 절반을 매입하는 데 소요되는 자금은 4조원 안팎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합병의 경우 두 회사가 합치는 것인 만큼 향후 주도권을 둘러싼 진통도 예상된다. 우리지주 고위 관계자는 “지분을 100% 인수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남는 것은 대등합병뿐인데 아직까지 하나지주로부터 어떤 제안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규모나 실적 등을 고려해도 우리지주가 우위에 있다”면서 “우리지주는 하나지주와의 합병을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며 벌써부터 기싸움을 예고했다.

추천기사

기사 읽으면 전시회 초대권을 드려요!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