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부담 덜었으니 이젠 금리 올릴까

2010.11.14 20:33 입력 2010.11.15 11:09 수정

10월 수입물가 8.1% 올라 5개월 만에 최고치

환율 부담 줄고 자산거품 압력 커져 인상 전망

통화당국이 G20의 부담을 털어내고 금리인상 행보에 나설까.

16일 열리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에 금융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통위가 치솟는 물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지난 8월 이후 기준금리를 3개월째 묶어둔 것은 환율전쟁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의식한 영향이 크다. 하지만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환율하락 부담이 다소 줄어들었고, 미국의 2차 양적완화 정책 시행에 따른 자산거품 압력이 커지면서 여건이 바뀌었다. 전문가들은 금통위가 초저금리 상태를 더 이상 방치하지 않고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대비 8.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5월(11.3%)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수입물가 상승은 원유, 곡물, 비철금속 등 주로 국제원자재의 가격 상승에 따른 것이다. 농림수산품과 광산품이 속한 원자재는 전년 동월대비 15.0%, 석유와 철강제품 등이 포함된 중간재는 6.3% 올랐다. 자본재와 소비재는 2.6%와 0.1%씩 내렸다.

그나마 원·달러 평균 환율이 9월 달러당 1167.0원에서 지난달 1123.5원으로 하락하며 전월대비 수입물가는 0.9%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출물가는 전년 동월대비 1.0% 상승, 전월대비 1.7% 하락했다.

김중수 한은 총재 역시 물가를 우려하고 있다. 김 총재는 지난 11일 G20 정상회의가 열린 코엑스에서 브리핑을 통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 정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 7월 발표한 한은의 연간 전망치 2.8%를 웃도는 것이다. 한은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상반기 3.5%, 하반기 3.3% 등 연간 3.4%로 전망하고 있다. 한은의 물가 목표치 3%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4.1% 급등하며 1년10개월 만에 최대폭을 기록했고, 생산자물가 상승률 역시 1년10개월 만에 최고치인 5.0% 올랐다. 생산자물가는 수입물가와 마찬가지로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 물가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하는 통화당국으로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달 금통위의 금리 결정 부담이 어느 때보다 적다고 보고 있다. 10월 금통위 당시 동결배경이었던 환율문제가 G20을 계기로 다소 누그러질 전망인 데다 금융당국이 해외자본의 유출입 규제책 마련에 착수했기 때문이다. 산은경제연구소 최호 연구위원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내외적인 금리차가 발생하면 이를 노리는 해외투기자금이 유입되는 것이 문제지만 정부 규제책이 나올 것인 만큼 금통위의 부담이 줄었다”며 “우리나라는 물론 중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4.4%에 이르는 등 물가흐름상 금리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금융투자협회도 최근 채권시장 전문가 16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71.9%가 11월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G20 정상회의에서 경상수지 가이드라인 마련과 통화 절하 경쟁 자제 등에 합의함에 따라 환율로 인한 불확실성이 예전보다 줄었다”고 분석했다. 금통위는 지난 7월 기준금리를 연 2.25%로 0.25%포인트 인상한 이후 10월까지 3개월 연속 현 수준으로 묶으면서 물가상승 압력에 선제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시장에 금리인상 신호를 보냈다가도 금리결정 때는 번번히 동결조치를 내리면서 권위를 스스로 실추시켰다는 비판도 제기된 바 있다.

■ 소비자물가 추이(단위 : %, 전년동월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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