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인수가격 타결… 론스타 4조6635억 ‘먹튀’

2011.12.01 21:23 입력 2011.12.01 23:54 수정

하나금융, 11% 낮춘 3조9157억에 합의… 민주당 ‘금융위 국정조사’ 요구

하나금융지주가 당초보다 인수가격을 11% 깎아 외환은행을 인수키로 론스타와 합의했다. 총 인수금액은 지난해 11월 재계약 당시에 비해 4902억원 낮은 3조9157억원이며, 론스타는 외환은행 처분으로 4조6635억원을 남기게 됐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들은 다우존스를 인용해 하나금융과 론스타가 주당 1만1900원에 인수가격을 합의했다고 1일 보도했다. 당초 가격(1만3390원)보다 1490원(11%) 낮춘 금액이다. 다만 하나금융 측은 “합의가 됐다고 해도 이사회를 거쳐 공시해야 할 내용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이 론스타로부터 사들여야 할 외환은행 주식은 전체의 51.02%인 3억2904만2672주이다. 총 인수대금은 4조4059억원에서 3조9157억원으로 낮아졌다.

하나금융은 이르면 2일 이사회를 열어 인하된 가격을 반영한 매매계약을 승인할 예정이다.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주말쯤 출국해 존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과 만나 직접 계약서에 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금융당국의 자회사 편입 승인을 거치면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가 최종 마무리된다.

4조원 밑으로 인수대금을 낮춘 하나금융은 론스타의 ‘먹튀’를 도왔다는 비난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당초 가격 인하에 부정적이던 론스타를 압박해 5000억원 가까이 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외환은행 주가는 8290원으로 인수가격의 69.7%에 그치고 있다. 하나금융으로서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30% 넘게 지불하는 셈이어서 여전히 논란을 남겼다.

2003년 외환은행을 인수한 론스타는 8년 만에 되팔면서 투자금액의 2배가 훨씬 넘는 차익을 챙기게 됐다. 론스타가 앞서 외환은행 배당금(1조7099억원)과 보유지분 일부 매각대금(1조1928억원)에 더해 하나금융으로부터 받을 금액까지 합하면 6조8184억원에 이른다. 반면 론스타가 외환은행에 투자한 금액은 인수대금 1조3834억원, 코메르츠방크와 수출입은행에 대한 콜옵션 행사 7715억원 등 2조1549억원이다.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하면 총자산 309조원으로 국내 3위의 금융그룹으로 올라선다. 해외 진출은 총 22개국으로 늘어 가장 많은 국외망을 갖추고, 국내 지점 수도 1007개로 확대돼 선두권에 올라선다.

그러나 야당과 외환은행 노조, 시민단체 등이 외환은행 매각 무효를 주장하고 있어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 중단을 당론으로 정하고 금융위원회에 대한 국정조사를 검토키로 했다.

금융노조는 “범죄자인 론스타가 막대한 경영권 프리미엄을 챙긴 채 한국을 떠나게 해서는 안된다”면서 “론스타의 산업자본 여부를 먼저 심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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