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체 손 벌린 ‘악성’ 늘고 상환 내몰린 자영업자 ‘위태’

2013.10.31 22:36

한은 금융안정보고서로 본 ‘가계부채 적신호’

‘부채 증가 속도는 줄었지만 그 질은 더 악화되고 있다.’ ‘자영업 종사자들은 원리금 상환부담이 높아 신용위험이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행이 31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보낸 경고다.

보고서를 보면, 다중채무자(금융기관 3곳 이상에서 대출한 사람)의 대출 규모는 올해 6월 말 현재 307조7000억원에 이른다. 이는 역대 최대치였던 2011년 말의 307조5000억원을 넘어선 것이다. 특히 2금융권과 대부업체 대출을 받은 악성 채무자가 늘어났다. 비은행권 가계부채 비중은 2010년 38.7%에서 올 6월 말 41.2%로 2.5%포인트 상승했다.

▲ 3곳 이상 다중채무자 증가… 307조7000억, 사상 최대
50대 퇴직자 창업 가세로 임금근로자 대출의 3배

대부업체 손 벌린 ‘악성’ 늘고 상환 내몰린 자영업자 ‘위태’

자영업자 부채는 잠재위험성이 컸다. 자영업자 1인당 대출 규모는 올 3월 말 현재 1억2000만원으로 임금근로자 차주당 가계대출(4000만원)의 3배나 높다. 자영업자의 원리금상환부담비율(DSR)도 16.1%로 임금근로자(11.7%)에 비해 컸다.

은행과 비은행금융기관으로부터 동시에 돈을 빌린 다중채무 자영업자의 대출 비중은 2010년 말 26.1%에서 올 3월 말 28.0%로 뛰었다. 같은 기간 이들의 연체율은 0.84%에서 1.34%로 높아졌다.

이는 무엇보다 50대 이상 퇴직자가 창업에 뛰어들면서 대출 수요가 채무 증가로 이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자영업자 대출에서 비은행금융기관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말 34.3%에서 올 3월 말 36.9%로 2.6%포인트 상승했다.

또 자영업자 대출은 만기에 한꺼번에 갚는 일시상환 방식의 비중이 39.3%로 임금근로자(21.3%)보다 컸다. 자영업자 대출의 20.4%가 2013~2014년 만기이다. 자영업자가 금융기관에서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명목으로 돈을 끌어온 중복대출의 잠재부실률(총대출금에서 연체 대출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0년 말 3.4%에서 지난 6월 말 4.1%로 높아졌다.

한은은 자영업자 부채 중 잠재위험부채는 60조7000억원, 고위험부채는 13조5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자영업자의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의 각각 79.9%, 51.3%가 부동산을 담보로 하고 있다. 한은은 자영업자 소득이 15% 감소하고 보유 부동산 가격이 30% 하락하는 심각한 충격이 발생할 경우 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12%를 하회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봤다.

한은은 “자영업자들은 원리금 상환부담이 크고 부동산담보대출의 비중이 높아 부동산 가격 하락에 취약하다”면서 “사업의 영세성과 고령화 영향으로 소득 창출도 부진해 자영업자 부채 규모는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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