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피아 논란 없는 ‘최고참 KB맨’… 무너진 조직 안정·신뢰 회복 과제

2014.10.22 21:52 입력 2014.10.22 23:14 수정

KB금융지주 차기 회장 내정된 윤종규 전 부사장

KB금융지주 차기회장으로 윤종규 전 KB금융 부사장(59)이 내정되면서 KB사태로 무너진 조직을 안정시키고 신뢰 회복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영진 KB금융지주 회장추천위원회 위원장은 22일 내정 직후 “전문성과 국제적 감각, 개인적 생각을 보고 판단했다”며 “KB에 오래 있었던 점과 입지전적인 인물이라는 점이 높게 평가됐다”고 밝혔다. 윤 내정자는 9명의 회추위원 중 6명의 지지표를 받았다.

윤 내정자는 전남 나주 출신으로 현 정권과 큰 연결고리가 없다는 점도 KB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KB는 이번 차기회장 내정으로 KB금융지주가 주체적으로 성장 동력을 키워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윤 내정자는 1973년 외환은행에서 행원 생활을 시작했다. 주경야독으로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행정고시(25회) 필기시험에 차석 합격했다. 그러나 학생운동 전력 등으로 최종 임용에 탈락했다. 이후 삼일회계법인에서 기업 구조조정 프로젝트에 참여해 능력을 인정받았다.

주택은행과 국민은행의 합병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고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의 ‘삼고초려’로 2002년 ‘KB맨’이 됐다. 고 김 전 행장은 윤 내정자를 스카우트한 후 인사 보도자료에 ‘(광주)상고 출신 천재’라는 문구를 직접 쓸 정도로 각별한 애정을 보이기도 했다.

윤 내정자는 KB 재직시절 온화하고 배려있는 인품으로 직원의 신망이 두터웠으며, 어윤대 전 지주회장 시절 은행장 선출을 위해 실시한 직원 설문조사에서 최상위권에 뽑힐 정도로 친화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윤 내정자는 분열된 KB금융을 아우를 수 있는 적격자로 평가받지만 최고경영자(CEO) 경험이 없다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떨어진 대외 신인도를 올리는 것도 당면과제다. KB는 올 초 카드사 정보유출 사건에서부터 도쿄지점 대출비리 및 각종 횡령사고로 대외 신인도가 크게 하락한 상태다. 게다가 ‘KB사태’로 회장·행장 공석이라는 초유의 일을 겪으며 직원들의 사기도 바닥까지 떨어졌다.

외부 비리사건과 내부 분열로 떨어진 실적과 주가를 본궤도에 올리는 것도 당면과제다. 국민은행은 현재 자산규모와 수익성 면에서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금융당국과의 관계 개선도 필요하다. 역대 금융지주 회장들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금융당국과의 갈등을 빚으며 제재조치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금융당국은 KB지주의 LIG손해보험 인수 승인도 보류하는 등 관계 회복이 시급하다.

윤 내정자는 “믿고 사랑하는 KB가족과 함께 한마음 한뜻으로 화합을 이뤄 고객의 신뢰를 되찾고 KB금융그룹의 경쟁력을 회복해 선도금융그룹으로 재도약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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