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도 시총 커졌는데…연기금, 국내 주식 비중 줄이는 까닭

2021.02.22 16:21 입력 2021.02.22 21:39 수정

최근 한 달 새 13조 규모 순매도…개미들, ‘3천피’ 횡보 주범으로 지목

한국, 전 세계 시총 1.2%…국민연금, 올 국내 비중 16.8%로 축소 계획

전문가들 “해외 투자 늘려 자산 다변화…향후 자산 감소 고려 선 조정”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매도세가 그치지 않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올해 초 3200포인트를 넘어선 코스피 지수가 정체기를 보이고 있는 이유가 국민연금의 매도세 때문이라며 따가운 시선을 보낸다. 그럼에도 국민연금은 자산 ‘비중 조절’을 위해 올해 말까지 국내 주식 비중을 16.8%로 줄일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의 매도세는 해외 투자를 늘려 자산을 다변화하고 향후 자산 규모가 줄어들기 시작할 때의 시장충격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라고 분석한다.

국민연금 등 국내 연기금들은 지난해 12월24일부터 이달 22일까지 국내 주식을 12조9891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국민연금의 38거래일 연속 매도세에 개인투자자들의 불만이 커지면서 “기업들의 잠재력, 국민 개인의 염원에 대한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라왔다. 국민연금은 2016년 20%였던 국내 주식 비중을 계속 줄여왔다. 올해는 지난해 17.3%였던 국내 주식 비중을 16.8%까지 줄이고 반대로 해외 주식 비중은 22.3%에서 25.1%로 늘릴 계획이다. 해외 투자 확대 방침은 지난해 7월 ‘국민연금 기금운용 중기 자산배분안(2021~2025년)’을 통해 정해졌다. 국민연금은 2024년까지 해외 투자 비중(2020년 36.1%)을 전체 기금의 절반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일본공적연금, 노르웨이 국부펀드와 함께 세계 3대 연기금인 국민연금 입장에서 해외 투자 확대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 기금 규모는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807조원으로 국내 증시 시가총액의 약 3분의 1에 육박한다. 국민연금이 기금의 1%만 움직여도 국내 증시 시총의 0.3%가 움직이는 구조다. 1300조원이 넘는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자국 시총(274조원)이 작아 모든 자산을 해외에 투자한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전 세계 시가총액에서 한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1.2%밖에 안 된다. 운용 규모에 비해 한국 시장이 좁은 것”이라며 “투자의 기회를 넓힌다는 점에서 당연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 주식시장에서 국민연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주식시장을 왜곡시킬 우려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국민연금의 주식투자 포트폴리오를 이용한 추종매매, 선행매매 등을 감안하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국민연금의 투자 규모 이상이 될 수도 있다.

국민연금의 자산 규모가 줄어들기 시작하는 2040년 이후에는 우려가 더 커진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19~2060년 국민연금 재정전망’을 보면 국민연금 적립금은 2040년부터 적자로 전환하고 2054년 고갈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은 보유 자산을 매각해 가입자에 연금을 지급할 수밖에 없다. 김 센터장은 “이 시점에 국내 주식시장에서 너무 많은 자산을 들고 있을 경우 시장 충격이 크기 때문에 미리 조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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