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지주, ‘95조 공급’ 약속···채권시장 안정될까

2022.11.01 15:18 입력 2022.11.01 16:21 수정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KB·신한·하나·우리·NH금융지주 회장이 1일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윤종규 KB금융 회장, 김 위원장, 김광수 은행연합회장,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손병환 NH금융 회장.  금융위원회 제공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KB·신한·하나·우리·NH금융지주 회장이 1일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윤종규 KB금융 회장, 김 위원장, 김광수 은행연합회장,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손병환 NH금융 회장. 금융위원회 제공

KB·신한·하나·우리·NH금융지주 등 5대 금융지주가 은행채 발행을 자제하고 95조원의 유동성을 풀기로 하면서, 해당 조치가 채권 시장 안정으로 이어질 것인지 주목된다.

5대 금융지주 회장은 1일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김주현 금융위원장과의 간담회에서 올해 연말까지 시장에 총 95조원의 유동성을 투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은행채 발행을 자제하고, 특수금융채·여전채·회사채·CP(기업어음)·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RP(환매조건부채권) 등을 매입하겠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금융지주가 은행채 발행 규모를 줄일 수 있도록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의 정상화 조치를 유예하고, 예대율 규제를 한시적 완화했다. 한국은행도 적격담보 대상 증권에 은행채를 포함해, 은행이 한은에서 대출받을 수 있는 규모를 확대했다.

올해 시중은행은 LCR 규제 준수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확대, 기업대출 자금 마련 등을 위해 공격적으로 은행채를 발행해 시중 자금을 끌어모았다. 은행채 대량 발행은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긴축으로 채권 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금리 상승을 더욱 부채질하던 요인 중 하나였다.

재정·금융·통화당국 수장이 지난달 23일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시장 안정 조치를 발표한 후 은행채 발행 규모는 줄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24~31일 은행채 발행액은 4조600억원, 상환액은 4조7200억원으로 순발행액(-6600억원)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전주인 지난달 17~21일만 해도 은행채 순발행액은 3조6300억원이었다.

금융지주가 회사채·CP·ABCP 등을 매입해 유동성을 투입하기로 한 것도 단기 자금 시장의 투자 심리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A금융지주 관계자는 “채권, 어음 매입은 금융회사가 자산을 운용하면서 상시적으로 하던 일”이라며 “이번 조치는 유동성 공급이라는 금융회사의 역할을 좀 더 확대하자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B금융지주 관계자는 “이번 유동성 공급 조치는 금융사 자산 운용의 방향을 단기 자금 시장으로 전환하는 것”이라며 “자금 시장 경색은 결과적으로 금융회사 건전성을 위협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번 조치가 중장기적으로 금융회사에도 이로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당국과 금융권의 유동성 공급 조치에 힘입어 수급은 일정부분 풀릴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한광열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금융 당국의 긴급 지원 정책으로 단기 자금 시장에 유동성이 공급되면 과도하게 높아진 (채권 시장의) 우려가 점차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수출이 축소되는 등 기업실적이 악화되고 있는데다 미분양에 따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넨싱(PF) 부실도 커지고 있어 단기처방에 그칠 가능성도 크다. 근본적으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기조가 완화되어야 채권시장 불안이 해소될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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