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사업, 겉으로만 ‘쑥쑥’…실속 못 챙기는 시중은행들

2024.06.17 21:10 입력 2024.06.17 21:12 수정

지난해 순이익 비중 0.06% 그쳐

영업망은 5년 전보다 50% 성장

국내 주요 은행들이 지난해 해외 시장에서 거둔 순이익이 1조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장기화로 현지 법인의 부실 채권이 크게 늘면서 일부 은행은 적자까지 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해외 종속기업(자회사)의 지난해 지배기업 지분 순이익은 총 894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5대 은행이 올린 전체 순이익 14조원의 0.06% 수준으로, 해외 사업의 실적 기여도는 외형적 성장에 비해 미미한 상태다.

은행별 해외 실적을 보면, 신한은행이 4820억원으로 가장 많은 순이익을 거뒀고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은 각각 234억원, 19억원 순손실을 냈다.

KB국민은행은 중국·미얀마·캄보디아 등 3개국에서 각 지분 100%를 보유한 4개 자회사에서 1499억원 수익을 거뒀지만,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KB뱅크)에서만 1733억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내면서 적자를 기록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건전성이 약화하고 시장금리가 급등하면서 순이자 수익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NH농협은행은 농협파이낸스캄보디아와 농협파이낸스미얀마 등 자회사 2곳에서 지난해 각 32억원의 순손실과 13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1050억원, 3320억원 순이익을 거뒀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저금리 때 나간 대출이 고금리 상황에서 부실 채권으로 돌아오면서 해외 점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실적은 좋지 않지만 시중은행은 공격적인 해외 진출을 지속하고 있다. 각사 사업보고서를 보면, 5대 은행의 지난해 말 본사 직영의 해외 지점 수는 총 62개로 2019년 말(56개)보다 10% 남짓 증가했다.

지점과 사무소, 출장소를 비롯해 현지 법인과 지점을 다 포함한 전체 해외 네트워크 수는 지난해 말 1265개로 훨씬 많았다. 5년 전(852개)보다 50%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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