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 한달… 수출 줄고 되레 수입은 늘어

2011.08.01 21:35
홍재원 기자

지난달 5억4800만달러 적자

‘수출 증가’ 정부 기대와 상반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EU에 대한 수출이 줄어들고 수입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협정이 발효되면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 정부의 기대와 상반된 결과가 나온 것이다.

1일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7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EU에 대한 수출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8.7% 감소한 25억6400만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수입은 44.9% 늘어난 31억1200만달러로 집계돼 대EU 무역수지가 5억4800만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한·EU FTA 한달… 수출 줄고 되레 수입은 늘어

한국이 EU와의 교역에서 적자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7월 수출 증가율도 EU 지역만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분야별로는 자동차 수출이 2억4700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6.7%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2배 늘었다. 그러나 수입은 2억3000만달러로 204.6%의 증가율을 기록해 3배나 늘었다.

특히 승용차 수입은 234.5% 증가한 1억8800만달러를 기록했다.

축산분야 수출은 3200만달러로 30.5% 늘어난 데 그친 반면 수입은 3배 가까이 늘어나 9200만달러(증가율 199.4%) 규모였다.

한·EU FTA 체결로 피해가 예상되던 축산업뿐 아니라 우위를 점쳤던 자동차도 타격을 입은 셈이다.

전자·전기 관련 제품 수출은 7억1400만달러로 24% 줄어든 반면 수입은 4억5000만달러로 17.6% 늘었다.

정부는 유럽지역 경제위기와 그에 따른 수요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한진현 지경부 무역투자실장은 “EU 지역이 전체적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돼 수출이 감소한 측면이 있다”며 “특히 우리 주력산업인 반도체와 액정화면 등 정보기술(IT) 부문 수출이 부진했다”고 밝혔다.

한 실장은 “자동차의 경우 관세 인하 혜택을 보려는 EU 쪽 자동차 업체들이 6월 물량까지 FTA 발효 후인 7월로 미뤄 수출하면서 수입물량이 쏟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 자동차 업계도 관세 혜택이 시작되는 7월에 판매를 집중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체 수출입 실적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한국 수출은 27.3% 증가한 514억4600만달러, 수입은 24.8% 늘어난 442억2300만달러로 집계됐다. 무역수지는 72억23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특히 수출과 흑자는 월별 기준으로 모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금까지 월간 최대 수출 실적은 지난 4월 기록한 486억달러, 최대 흑자는 지난해 6월 달성한 68억달러였다.

지경부는 “원화 강세, EU와 미국 같은 주요 국가들의 경기 둔화 등 대외적 불안 요인에도 월 기준 사상 최대 수출액을 기록하면서 18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면서 “그러나 세계 경기 둔화로 월 70억달러의 흑자 수준을 계속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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