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슨모터스, 쌍용차 평택공장 ’부동산 개발’ 추진···현실성 있을까?

2021.12.21 15:38 입력 2021.12.21 16:15 수정

평택공장 부지, 현재 가치 약 9000억원

용도 변경 시 가치 1.5조 넘게 오를 듯

쌍용차 평택공장 정문. 쌍용차 제공

쌍용차 평택공장 정문. 쌍용차 제공

쌍용자동차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인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쌍용차 평택공장 부지를 직접 개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해당 부지를 담보대출용으로 쓰지 않고 평택시와 함께 아파트단지 등으로 공동 개발해 자금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결국 부동산 개발을 겨냥해 쌍용차 인수전에 뛰어든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은 21일 기자와 통화에서 “평택공장 부지를 민·관 합동으로 개발해 이익금을 부채 변제, 공장 이전 비용 등으로 쓰고 피해를 본 부품업체에도 공공기여를 하는 전략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강 회장은 “전기차 기술만 갖고 승부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동안 많은 고민을 했다”며 “아직 평택시와 협의된 건 없지만 부동산 공동 개발이 쌍용차는 물론 평택시에도 도움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경기도 평택시 중심부에 위치한 쌍용차 평택공장은 면적이 약 85만㎡로. 현재 가치는 9000억원에 달한다. 현재는 공업지역인데 주거지역으로 용도가 변경되면 가치는 1조5000억원 넘게 치솟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평택시와 쌍용차는 지난 7월9일 평택공장 이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고, 쌍용차 인수의향서 제출 마감일은 그달 30일이었다.

당초 에디슨모터스는 인수·운영 자금 1조6200억원 중 약 8000억원은 유상증자와 투자자를 통해 조달하고 나머지는 평택공장 등을 담보로 산업은행 대출을 받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쌍용차 발전 전략에 의구심을 나타내며 지원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국책은행이 등을 돌린 모양새가 되자 일각에서는 매각이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앞서 강 회장은 시중은행을 통해서라도 담보대출을 받겠다고 했으나, 이날 통화에서는 “대출 자체가 빚이고 이자도 내야 하지 않겠느냐. 대출을 받지 않겠다”고 말했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 에디슨모터스 제공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 에디슨모터스 제공

산업은행과의 불협화음은 에디슨모터스가 우선협상자로 선정됐을 때부터 예고됐다. 지난해 에디슨모터스의 매출은 897억원으로 2조원대인 쌍용차 매출의 3% 수준에 불과해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격’으로 평가됐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에디슨모터스로선 주가가 4배 뛰면서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며 “부동산 차익을 노려 들어왔고 매각 결렬 가능성이 크다는 초창기 우려가 현실로 드러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강 회장이 산업은행은 물론 평택시와의 사전 협의 없이 대책을 내놓고 있다”며 “해외 사례만 보더라도 자동차 공장 부지는 환경오염물질 탓에 택지로 부적합해 용도 변경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 인수금액은 51억원 줄어든 3048억원으로 합의됐다. 앞서 에디슨모터스는 정밀실사 결과 추가 부실이 발견됐다며 최대 150억원 삭감을 요구했다. 그러나 매각 주관사가 50억원가량만 삭감할 수 있다고 했고 에디슨모터스가 이를 수용했다. 강 회장은 “쌍용차를 살려야 한다는 생각에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에디슨모터스는 이달 말까지 인수금의 10%를 내고 본계약을 진행할 계획이다.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은 지금까지 4차례 미뤄져 내년 3월1일까지 연기된 상태다. 회생계획안은 채권단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법원의 최종 승인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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