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어’의 습격인가…비야디, 첫 전기 픽업트럭 ‘샤크’로 미국 시장 공략

2024.05.08 16:09 입력 2024.05.08 16:41 수정

지난 2월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비야디 전기차 ‘돌핀 미니’ 공개 행사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 2월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비야디 전기차 ‘돌핀 미니’ 공개 행사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세계 전기차 시장 패권을 두고 미국 테슬라와 치열한 승부를 펼치고 있는 중국 비야디(BYD)가 이번에는 픽업트럭을 들고나왔다. 비야디가 선보이는 첫 전기 픽업트럭이다. 글로벌 출시를 앞두고 차량을 공개하는 장소로는 미국의 뒷마당이라고 할 수 있는 멕시코를 선택했다. 고율의 관세 부과 등 각종 제재를 피해 미국 시장에 효과적으로 진출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8일 멕시코 언론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비야디는 오는 14일(현지시간) 멕시코에서 브랜드의 첫 픽업트럭인 ‘샤크(Shark)’를 공개한다. 엘에코노미스타와 레포르마 등 현지 언론들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차량일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앞서 비야디 중남미 지역 홍보용 엑스(X·옛 트위터)에 샤크 이름의 차량 실루엣과 함께 하이브리드 모델이라는 내용과 자사 첫 픽업트럭이라는 등의 설명을 담은 33초 분량의 짧은 동영상이 올라오기도 했다.

짐을 넉넉히 실을 수 있는 픽업트럭은 미국인들이 특히 선호하는 차종이다. 미국 자동차 전문 매체인 워즈오토의 ‘승용차 판매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팔린 전체 신차 중에서 픽업트럭이 차지하는 비중은 17.8%로 나타났다. 픽업트럭이라는 차종 자체가 아직 생소한 축에 드는 한국이나 중국과는 확연히 다른 구매 양상이다. 비야디로선 지금과 같은 전기차 수요 둔화 국면 속에서도 포드, 쉐보레, 램, GMC, 도요타 등 픽업트럭의 전통 강호들과 한바탕 겨뤄보겠다는 강력한 도전장을 던진 셈이다. 정작 포드나 GM 등은 미국 시장에서 전기 픽업트럭 생산을 줄이거나 출시 계획을 미루는 ‘감속’ 페달을 밟고 있다.

‘상어’의 습격인가…비야디, 첫 전기 픽업트럭 ‘샤크’로 미국 시장 공략

멕시코란 우회로를 택한 건 현실적인 고민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앞서 엘에코노미스타는 중국산 자동차에 대한 최대 125% 관세 부과 움직임 등 미국의 강력한 견제를 에두르기 위해 비야디가 멕시코를 비롯해 중남미 지역을 활용하려는 동향을 보인다는 전문가 분석을 전한 바 있다. 비야디의 멕시코 내 공장 설립 방침이 대표적 사례다. 스텔라 리 비야디 미주 지역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월 연간 15만대 생산 규모의 멕시코 공장 부지를 연말께 선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중국 국적의 남방항공이 선전~멕시코시티 직항편 개설을 최근 발표한 것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싣는다. 선전은 비야디 본사와 생산공장이 자리하고 있는 곳이다. 이미 공장 건설 계획을 확정하고 후속 절차에 돌입한 테슬라와 BMW, GM, 스탤란티스 등에 이어 유럽 최대 자동차업체 폭스바겐그룹의 브랜드 아우디도 부지 물색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멕시코가 주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허브’로 자리매김하는 모양새다.

2016년부터 멕시코에 연간 40만대 생산이 가능한 공장을 가동 중인 기아도 올해 설비 투자 규모를 지난해보다 2배 늘린다. 멕시코 북부 누에보레온에 신규 전기차 생산설비를 갖춘 공장을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데 이어 북미 지역을 겨냥한 전기 픽업트럭 출시도 예정하고 있다. 2021년 6월 북미에 처음 선보인 현대차의 픽업트럭 ‘싼타크루즈’의 판매량이 출시 첫해 1만여대에서 지난해 3만6675대로 껑충 뛰어오른 점에 현대차그룹은 주목하고 있다.

자율주행을 앞세워 테슬라는 중국 시장을 두드리고, 비야디는 멕시코를 교두보 삼아 미국 시장을 엿보는 등 국경을 넘나드는 자동차 업체들의 무한경쟁이 심화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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