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주론’에 몸낮춘 삼성…사장단 대책회의 안팎

2005.06.01 18:11

삼성그룹 수뇌부가 1일 한자리에 모여 머리를 맞댔다.

최근 삼성의 독주와 편중현상을 우려하는, 이른바 ‘삼성공화국’ 여론이 조성되고 있는 데 따른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다. 이날 삼성 이건희 회장은 “삼성의 독주에 대한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를 사장단이 허심탄회하게 받아들이고 국민들에게 사랑과 존경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을 사장단이 직접 논의해보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사장단은 지난달 25일 1차 회의 때 ‘삼성공화국’이란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배경을 분석한 데 이어 이날은 대응방안을 주로 논의했다.

1시간40여분 동안 진행된 이날 회의엔 이학수 구조조정본부 부회장과 삼성전자 윤종용·이윤우 부회장을 비롯한 사장단 40여명이 참석했다.

회의가 끝난 뒤 삼성은 ▲여론수렴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채널 다양화 ▲사회공헌 및 중소기업 지원 강화 ▲삼성에 대항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기업이 더 나와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발표했다. 몸을 낮추고 국민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대표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는 얘기다.

이날 회의 석상에서는 다양한 목소리가 나왔다고 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우리사회에는 다양한 스펙트럼(계층)이 존재하기 때문에 삼성을 보는 사회적 인식도 어느 때보다 다양해졌다”고 분석했다. “삼성이 한국을 먹여 살린다”는 목소리와 함께 “삼성의 힘이 너무 크고 우수자원을 독점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상존하고 있다는 분석인 셈이다.

그러나 노골적인 볼멘 목소리도 나왔다. 모 계열사 사장은 “과거와 달리 요즘은 외부단체나 모임에서 들어오는 협찬이나 지원요청을 거절하면 상대방에서 엄청나게 섭섭하게 생각한다”는 말도 했다고 한다. 또다른 사장은 “‘삼성 경계론’을 의식해 그룹이 경영을 축소시키는 것은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반발했다고 전해진다. 듣기에 따라서는 “수출 잘해서 돈 많이 번 게 무슨 죄냐”는 얘기로도 들린다.

그러나 이날 회의는 상당부분 삼성의 경제력 집중도에 초점이 맞춰져 일반 여론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박문규기자〉

추천기사

기사 읽으면 전시회 초대권을 드려요!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