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TV와 LG 냉장고, 애플 아이폰이 연결된 ‘스마트홈’ 가능해진다

2022.02.21 16:52 입력 2022.02.21 17:12 수정

사물인터넷 통신표준 ‘매터(matter)’ 올 상반기 발표

국내 중소업체 기회이자 위기…“잘 대비해야”

아마존 제공

아마존 제공

아마존, 구글 등이 주도하는 홈 사물인터넷(loT) 통신표준 ‘매터(matter)’가 곧 나온다. 가전제품 브랜드에 상관없이 집안 기기들이 하나로 연결되는 진정한 스마트홈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국내 업체들이 이러한 흐름에 뒤쳐지지 않도록 잘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전자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아마존, 구글, 애플 등 미국의 홈 허브 업체들이 주도하는 표준 통신규격 매터가 올해 상반기에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매터는 인터넷 주소(IP)를 부여받은 사물인터넷 기기들끼리 와이파이와 쓰레드(근거리 저속통신으로 배터리 소모가 적어 스마트전구나 스위치 등에 쓰임)로 주고받는 통신의 언어를 하나로 통일한 것이다. 지금까지는 가전제품이나 홈 허브 사업자들이 각자 플랫폼을 구축하면서 호환이 되지 않았다. 같은 브랜드 제품끼리만 연결할 수 있으니 실효성이 떨어졌다. 하지만 통신 언어가 매터로 통일되면, 애플의 아이폰과 삼성전자의 TV, LG전자의 냉장고, 필립스의 스마트전등을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앱) 혹은 허브에서 구동할 수 있다. 아마존의 ‘알렉사’에만 연동되던 기기도 구글의 ‘구글홈’, 애플의 ‘홈팟’에서 작동할 수 있게 된다.

인공지능 스피커에 연결된 가전제품의 모습. LG전자 제공

인공지능 스피커에 연결된 가전제품의 모습. LG전자 제공

이러한 변화는 표준 통신규격을 만들어야 진전할 수 있다는 업계의 반성 속에 추진됐다. 미첼 터너 구글 스마트홈생태계 수석이사는 지난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우리는 근본적인 문제(호환 불가)를 해결하지 않으면 스마트홈 업계가 성장하지 않을 것이란 점을 인식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표준 통신규격이 나올 제품은 TV와 스마트 전구, 스마트 스위치, 온도조절기, 동작감지기, 폐쇄회로(CC)TV 등 8개 범주 제품으로 한정되지만 몇년 사이에 대다수의 전자기기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매터 개발에는 아마존, 구글, 애플 외에 삼성전자, LG전자, 퀄컴 등 220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지난 1월 열린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2’에선 20여개 기업이 매터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CES 2022 주최 측도 올해 가장 주목해야 하는 사물인터넷 기술로 매터를 선정했다. ABI리서치는 향후 10년 안에 매터를 지원하는 기기가 55억대 이상 출시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학용 loT전략연구소장은 “매터 이후 스마트홈 시장은 홈 허브를 가장 많이 장악한 회사가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현재 쓰레드 같은 근거리 저속통신을 지원하는 제품이 없어 무주공산”이라며 “사용자가 쉽게 쓸 수 있는 인터페이스(음성, 화면제어, 동작인식)를 가진 홈 허브를 저렴하게 빨리 공급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CES 2022에서 태블릿 형태의 홈 허브 제품을 소개하는 장면. 유튜브 화면 캡처

삼성전자가 CES 2022에서 태블릿 형태의 홈 허브 제품을 소개하는 장면. 유튜브 화면 캡처

삼성전자가 이번 CES에서 태블릿 형태의 홈 허브 제품을 소개하고, TV와 냉장고를 활용한 스마트허브를 강조한 것도 이러한 흐름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매터는 국내 중소업체들에겐 기회이자 위기가 될 수 있다. 독자적인 플랫폼을 꾸리기 어려운 중소 가전업체들도 매터용 스마트홈 제품을 생산할 기회가 열린다. 지금처럼 납품받는 업체별로 펌웨어를 지원할 필요 없이 매터를 기반으로 만들면 되니, 더 많은 업체에 납품할 기회도 생긴다. 반면 중국 업체들이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국내 업체들의 자리를 차지할 수도 있다. 김 소장은 “플랫폼 호환이 안될 때는 특정 대기업의 규격에 맞춘 기술로 버틸 수 있지만 표준화가 되면 경쟁력이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며 “업체와 정부도 이러한 흐름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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