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住테크 칼럼]토지매매땐 발품 중요성 여전

2003.10.01 18:57

인터넷은 부동산시장에도 급격한 변화를 몰고왔다. 집을 구할 때 자신이 살기를 바라는 곳의 아파트나 땅의 시세나 매물을 검색하고 온라인을 통해 다른 수요자들과 의견을 나누기도 한다. 일일이 부동산중개업소를 찾아다니며 발품을 팔던 과거와는 사뭇 달라졌다.

많은 사람들은 인터넷의 순기능으로 정보의 비대칭성을 크게 완화시켰다는 것을 꼽는다. 정보가 대칭적이라는 것은 정보를 획득하는 데 비용이 들지 않고 정보 획득에 어떤 제약도 존재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인터넷이 과거 정보가 대칭적이지 못했던 사회구조를 크게 개선시킨 셈이다.

하지만 한계는 여전히 남아 있다. 정보의 비대칭성은 ‘역선택(adverse selection)’의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역선택이란 합리적으로 의사결정을 한다고 가정할 때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재화를 더 많이 벌 수 있는 방법과 반대의 경우를 택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다양하고 많은 정보를 가진 사람보다는 정보의 양이 적은 쪽이 역선택에 직면할 확률이 높다.

흔히 알려진 ‘레몬(lemon: 중고차를 지칭함) 시장’의 경우에는 중고차를 공급하는 쪽은 차의 사고 내역이나 상태에 대한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지만 수요자는 이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므로 좋지 않은 차를 선택할 가능성이 많다. 반대로 신용할당의 경우는 수요자의 신용 및 상환 능력에 대한 정보를 일일이 평가하기 어렵기 때문에 공급자가 역선택에 직면할 확률이 높다. 부동산시장도 마찬가지다. 토지를 보유한 사람이 개발 정보를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수요자가 개발 정보를 입수, 거래를 하게 되면 공급자는 낮은 가격에 토지를 파는 역선택에 직면하는 반면 수요자는 높은 차익을 볼 수 있다.

대체적으로 아파트 등 주택은 인터넷을 통한 거래 사례의 가격 공개가 비교적 활발하다. 하지만 토지 등 다른 상품들은 여전히 정보가 미흡한 실정이라 역선택의 가능성이 높다. 종종 이같은 약점을 악용한 신종 사기범죄도 발생한다.

부동산 투자에서 이같은 역선택의 위험을 낮추는 방법은 원론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부동산은 발로 사라’는 말은 부동산 투자의 제1법칙이다. 그러나 최근 확인되지 않은 정보만을 믿고 투자에 나섰다가 낭패를 보는 사례도 늘고 있다.

정보가 노출되지 않은 지방 소도시의 ‘아직 개발이 안된 곳이라 더 큰 차익을 볼 수 있다’는 말은 그만큼 위험부담이 크다는 사실도 내포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명심해야 한다.

〈안명숙/스피드뱅크 부동산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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