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 탓 기업공개시장 침체

2003.09.01 18:21

기업공개(IPO)가 주가 상승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활기를 찾지 못하고 있다.

진입조건이 까다로워지고 있는 데다 경기침체에 따른 실적부진으로 IPO 예정기업들조차 시점을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1일 증권거래소와 코스닥위원회에 따르면 3~4일 공모청약을 받는 팬택앤큐리텔을 포함한 올해 공모청약기업은 모두 47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00개에 비해 절반에도 못미친다. 종합지수가 500포인트대에 머물렀던 3~5월은 물론 지수가 700 위로 올라온 7월 이후에도 IPO 건수는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증시 진입을 위해 사전 심사를 청구하는 기업도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올들어 8월까지 코스닥위원회에 등록 예비심사를 청구한 기업은 모두 67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227개)의 30%에도 못미친다.

증권거래소 상장심사부 관계자는 “지난해말~올초만 하더라도 삼성카드·삼성생명·교보생명·조선호텔·LG칼텍스정유 등 대형사들이 증시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라크전·사스 등으로 상반기 IPO 시장여건이 나빠졌다”며 “실물경기 회복이 금융시장 유동성으로 이어지면서 증시에 대한 확신이 들어야 IPO 건수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코스닥시장은 정보기술(IT) 경기 침체로 자격을 갖춘 기업의 수가 근본적으로 줄어든 것이 IPO 침체의 근본원인으로 분석된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간 유지됨에 따라 장외시장 우량기업들이 각종 규제와 투명성(주주간섭)을 요구받으며 증시에서 자금을 조달할 이유가 없어졌다는 것도 한 이유다.

메리츠증권 노기선 주식인수팀장은 “1999~2001년에 벤처기업들이 시장에 대거 진입, 공개 대상이 될 만한 기업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며 “IT 경기 침체가 이어져 시장 진입을 원하는 IT기업도 최근 실적이나 펀더멘털(기초 여건)이 등록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향후 IPO시장 회복은 경기 회복과 ‘스타급’ 우량 기업 유치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홍민기자 psgul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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